신뢰는 사전적으로 인간적 관계에서의 “믿고 의지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은 “신뢰가 행위의 예측(豫測)만이 아니라 예기(豫期)까지 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즉, 어떤 현상과 사실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 더 나아가 통계학 등에 기초한 예측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는 신뢰가 바탕이 됨으로써 형성될 뿐만 아니라, 서로 협동하고 감시와 통제로 인한 비용을 필요하지 않게 한다. 이런 면에서는 신뢰는 사회적 자산으로 공공재(公共財)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선진국일수록 개개인 간은 물론이고 민관(民官)간의 신뢰는 매우 높으며, 신뢰 붕괴로 인한 낭비를 없애려고 늘 노력한다. 지난 4·15 총선거에 있어서 수도권 경합지역의 경우, 당일투표에서는 앞서다가 사전투표에서 거의 일관되게 뒤처지게 된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부의 사람들은 어떤 악의를 가진 세력의 인위적 작용이 있지 않고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 있었다고 믿었으며, 상당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물론, 투표용지관리의 허술함으로 잔여 투표용지가 분실 또는 도난되어 관외 지역에서 발견되는 등의 일이 나타나 그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다한 관창의 아버지 김품일 장군, 제임스의 아버지 밴플리트 장군, 마오안잉의 아버지 마오쩌둥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망국의 가족이 겪을 고통을 생각해서 처자를 죽이고 결연히 황산벌 전투에 임한 백제의 충신 계백 장군에 연패를 당하던 신라의 충신 김품일 장군은 아들 관창을 두 번이나 사지로 보냈다. 그리고 주검으로 돌아온 마상(馬上)의 아들을 보고 인간으로서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이 있었지만, 전장에 임한 장군으로서 다른 병사와 화랑(花郞)을 이끌고 선봉에 서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으며 삼국통일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또,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에 참전한 미8군 사령관 밴플리트 장군은 아들 제임스 중위를 6·25전쟁에 참전을 시키지 않아도 되는 충분한 위치에 있었지만 참전시켰다. 그는 압록강 남방 50km 지점에 있는 순천을 정찰 폭격하여 중공군의 주보급로를 분쇄하는 교살작전(絞殺作戰)에 참전한 아들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하지만, 그는 “다른 작전이 내 아들을 찾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며 수색을 중단시켰다. 다른 실종자의 부모들에게 “모든 부모님들이 저와 같은 심정일 줄로 압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남겼다. 또 더 나아가, 마오쩌
이 책은 대한민국 반공의 상징인 육군 특무부대장 김창룡(金昌龍, 1916~1956) 장군이 생전에 기록해 둔 대공수사 비망록이다. 평생을 공산주의자들을 상대하며 대공(對共) 분야에서 올곧은 삶을 살았던 김창룡 장군은 자신이 수행해 왔던 대공 관계 일들을 주요 사건별로 분류하여 200자 원고지 1,600장에 기록해 놓았다. 이 기록들은 김창룡 장군이 1956년 순직한 이후 미망인 도상원(都相媛) 여사가 보관해 오다가 2022년 김창룡 장군 순직 66주기를 맞이하여 장군의 따님인 김미경·미영 두 자매의 지극한 소망에 따라 단행본으로 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을 거쳐 6·25 전쟁 전후를 아우르고 있는 국군의 대공수사 기록물이자 대한민국의 반공 역사이다. 이 책은 김창룡 장군이 일제 강점기 공산주의와 싸웠던 시절의 회상으로부터 시작된다. 김창룡 장군의 공산주의와의 싸움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강한 신념과 이에 반한 공산주의에 대한 강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그때부터 그는 공산세력의 발본색원에 진력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강압적이거나 반인권적인 방법 대신에 보다 과학적인 수사방법을 택하였다. 그 결과 대한민
우리의 전래동화 중에는 우매한 당나귀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불상을 지고 길을 가던 당나귀가 사람들이 자기 쪽을 향해 허리를 굽혀 절을 하고, 목에 건 불전함(佛錢函)에 돈을 넣어주니까 자기가 잘나서 그런 줄 알고 건방지게 우쭐대다가 그만 불상을 떨어뜨려 깨뜨리고 만다. 당나귀는 마부에게 채찍으로 실컷 얻어맞는다. 이와는 달리 성경에는 예수님을 태우고 그 소임을 다한 충직한 당나귀가 등장한다.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열렬히 환영하였는데도 당나귀는 그 환영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한 것을 알고 조용히 목적지까지 간다. 지도자 및 사회 지도층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자신의 결심을 바탕으로 선출되었거나 임명된 사람들로서, 예수님을 등에 태워 모시고 가는 당나귀에 비유될 수 있다. 그들은 충직한 당나귀로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등에 모신 예수님인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일을 한다면 주제를 모르고 건방지게 우쭐대다 불상을 떨어뜨려 실컷 얻어맞은 우매한 당나귀의 신세가 된다. 그들이 충직한 당나귀가 될 것인지 우매한 당나귀가 될 것인지는 그 자신이 판단하고 선택한다. 물론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고 또 올바른
180석 거대 정당의 폭주가 헌법과 법률을 유린하고 있다. 막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 범죄집단도 곡할 공갈·협박을 일삼고 있는데... 이런 괴물의 180석을 만들려고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상식적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저런 괴물들의 하수인들이 들어찬 사법부조차, 법률까지 위반하면서도 ‘4·15 부정선거’에 대한 재판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으니... 답은 오직 하나, 소수당인 국힘당의 결심으로 전원사퇴로 맞써야 하지 않을까. 21대 국회의원 선거 다시하고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의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에 그칠 것이기에 말이다. < T J >-
기원전 221년 처음으로 대륙의 중원을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이 가장 먼저 한 일 중의 하나는 도량형(度量衡)의 통일(統一)이었다. 길이·질량·부피의 단위가 어디서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생긴다. 그래서 시황제는 정복지마다 달랐던 도량형이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여겼으며, 그것이 영토를 합치는 것 이상으로 제국에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렇듯 시황제는 도량형을 통일함으로써 산업과 문화, 더 나아가 국가 발전의 기틀을 닦았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1894년 갑오개혁 때에 새로이 도량형을 통일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도량형이 제 마음대로라면 결국 힘이 있는 자의 이득으로 될 수밖에 없고, 그 손해는 백성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도 암행어사들은 마패(馬牌) 이외에도 관리들이 도량형을 속이지는 않는지 알아보기 위해 유척(鍮尺)을 들고 다녔다. 저녁 퇴근 시간에 친구와 들른 주점의 삼겹살 1인분의 정량에 차이가 나면 짜증이 난다. 그런데 근간에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의 잣대를 보면서 염량세태를 느낀다. 척도가 엿장수 마음대로 때와 장소에 따라 또 사람에 따라 다른 듯하다. 일부 인사들은 특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노조원들이 지난 5일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열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최저임금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문재인 강점기에 쏟아 부은 혈세낭비 탓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면에 ‘소주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은 아랑곳없이 또다시 최저임금 인상투쟁을 예고한 셈이다. 퍼포먼스가 진행될 즈음에 빌딩사이로 세찬 바람이 몰아치자 모래주머니 등으로도 감당하기 어렵게 되어, 노조원들이 구조물을 깔고 앉는 등 또다른 퍼포먼스가 연출되었다. 혹시 국민들의 타오르는 분노가 퍼포먼스 현장에 몰아친 것은 아닌지... "바람아 불어라, 더 세차게!" "바람아 멈추지 마오!! 민노총 모두 날려버리기 전에..." < S M >
진(晉)헌공이 여희(~기원전 677)에 속아 태자 신생을 죽였는데 그 위기가 중이(진문공)에게도 바로 미칠 상황이었다. 이에 진문공은 가신들과 적 나라로 도피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개자추(介之推)(달리 개추(介推), 개자(介子)라고도 함)는 진문공을 수행하며 충언에다 헌신을 다해 모셨다. 진문공이 신하 중 하나인 두수(頭須)의 배신으로 먹을 것이 없어 허기져 있을 때 개자추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고깃국을 끓여 주군을 받드는 “할고봉군(割股奉君)”을 하였다. 물론 진문공이 적 나라로 도피할 때에 개자추와 아울러 호언·호모·조최·선진도 함께 하였으며, 이들의 목표는 진(晉)으로 하루속히 돌아가서 국정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진문공이 19년의 방랑을 끝내고 진후(晉侯)가 되었을 때, 개자추를 제외하고 탐천지공(貪天之功)하는 4명 등에만 녹봉이 내려졌다. 하지만 개자추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초연히 노모와 함께 면산에 은거하였다. 그의 노모 또한 사정을 알고서 오히려 웃으면서 "역시 내 아들이야. 암! 선비가 공로를 다투는 건 소인배와 같음이니라"고 하며 독자(獨子)와 함께 한 것이다. 후일 진문공은 이를 깨닫고 개자추를 면산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법무법인 김앤장으로부터 4년 4개월간 18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민주당이 공세에 나섰다. 국민 눈높이에 비해 턱없이 높은 급여에 놀랄만 하다. 무일푼 NGO들이 지적에 나섰다면 그래도 이해가 가겠지만 민주당은 글쎄... 가장 돈많이 벌지만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소위 ‘성공보수’는 급여에도 포함이 안되고 액수 또한 장난이 아니라서, 한 총리 후보자의 고문료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 법률가 출신 의원 대부분이 민변 출신이고, 이들이 얼마만큼의 급여와 성공보수를 챙겼는지 참으로 의문이다. '내로남불' 전형들이 주장하는 거라 듣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염치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결격사유 될만한 거라도 찾아서 공격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더욱 민변의 돈벌이가 궁금해진다. < T J >
“키에르케고르”가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한 것과 같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처럼 불행한 것은 없다. 그래서 어느 때나 사람들은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새로운 구세주를 갈망한다. 그 때마다 자신이 세상을 구원할 미륵불이라 하며 나타난 자가 예전에도 있었으며 현세에도 있다. 그들은 경률론(經律論)을 독송하고 의식주(衣食住)를 보시하고 계행(戒行)을 수양하는 등을 한 현존의 미륵불이라 하였으나, 사람들에게 풍요와 안녕을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빈곤과 불안을 가져다주었다. 근간에 우리나라에도 우주의 모든 상서로운 기운을 지닌 듯이 외치며 나타난 한 무리가 있었으며, 평등·공정·정의를 외치며 나타난 또 한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어떠한 역경도 이겨나갈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 하였으나, 그렇지 않았다. 모두 미륵불인 것처럼 외쳤지만 사람들에게 자비를 나타내 보이기보다,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모두 위선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위선의 태양’과 ‘마지막 잎새’ 태양은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너무 뜨거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그 빛은 눈을 멀게 만들 수도 있기에 인간은 언제나 다른 사물을 통해 태양을 본다. 이는 결국,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