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 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4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사망자 중에는 헤즈볼라 무장대원과 저명 인사의 자녀, 그리고 8세 소녀가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번 폭발은 레바논 남부 및 동부 베카밸리,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 지역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계속되었다. 많은 부상자들은 호출기를 확인하는 순간에 폭발을 경험했으며, 일부는 식료품점이나 카페에서, 또 다른 일부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중에 다쳤다.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원격 공격으로 지목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표명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는 과거 이스라엘이 휴대전화를 통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최근 몇 달간 통신 보안을 위해 무선 호출기를 사용해왔다.
전문가들은 폭발이 사전에 계획된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며, 무선 호출기 내부에 폭발물이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연구원들은 이러한 폭발이 해킹보다는 장치의 개조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하며, 이란과 하마스도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시민들에게 호출기를 즉시 폐기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의 파장은 레바논 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