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밀입국 조선족 청년, 한국 떠나 미국 도착

- 밀입국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 항소 포기하고 미국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시텔러' 등의 티셔츠를 입고 항의하던 중국 반체제 인사 권평(权平)은 2018년 국가전복선동죄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2023년 여름휴가 때 수상스쿠터를 타고 한국으로 도주했다가, 불법 입국 혐의로 한국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24년 6월 집행유예 중인 그는 한국에서의 정치적 망명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시 미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권평이 한국에서 망명신청을 하기까지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했다. 거의 퇴거명령에 출국 제한까지 받은 권평은 지난해 11월 불법 입국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4년 6월 23일 집행유예 중인 권평 씨는 항소심 감형 기회를 포기하고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미국 뉴저지 뉴어크 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권평의 아슬아슬한 여정의 끝은 아니며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이민 및 세관법 집행국의 공개 조회 시스템과 권 씨의 망명 신청을 도운 변호사 모두 권 씨가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시의 구금 시설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여정대로라면 권평은 이민국에 3일 이상 구금(in custody)돼 추가 재판이나 법적 절차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권평은 아직도 중국 내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걱정해 인터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 또한 권평을 구금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이민국에 연락했으나 원고 마감 전에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미국 이민 및 세관법 집행국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구속은 징벌적 조치가 아니라 구속자가 법에 따라 이민 절차에 들어가거나 추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공공안전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법원의 판단을 피해 잠적하는 경우에도 이민국에 의해 강제 구류(mandatory detention)돼 조건부 석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뉴저지주 이민자 보호 변호사인 에릭 마크 씨는, 권 씨가 공항에 도착해 보호를 신청하고 싶다고 했을 때, 도착 외국인(arriving alien)으로 간주되는 등 아직 입국이 허용되지 않은 외국인으로 간주되는 이유로 구속 수감됐다고 말했다.

 

이민국은 망명을 신청할 때 특별한 범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법에 따라 구금할 수 있다. 미국이나 세계 어느 곳에서 범죄기록이 있거나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근무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민법 등을 위반하지 않는 한 권평이 이민법원의 망명신청 심리를 기다릴 수 있으며, 만약 그가 망명을 신청한다면 법에 따라 권평이 망명 관리들에게 자신의 사건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진다.

 

현재 36세인 권평은 중국 내 조선족으로 지린(吉林)과 북한의 국경도시 옌볜(延邊)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했고 미국 육군 예비역 훈련단 및 비행과정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권평은 2012년 중국으로 돌아온 뒤 온라인 의류 브랜드 운영과 암호화폐 거래뿐 아니라 사진기자로도 여행을 다니며 중국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중국 인권 변호사를 성원해 왔다.

 

2017년 베이징 당국은 국가전복선동죄로 권평에게 징역 18개월을 선고했다. 2018년에 출소하여 자유를 얻었지만 당국의 엄격한 모니터링을 계속 받았고, 2023년 8월 16일 권평은 빌린 스마트폰, 항해 나침반, 선글라스, 보조 배터리, 부표줄을 자르는 칼, 그리고 휘발유 5통, 생수 5병, 참치 샌드위치 5개 등을 들고 야마하 웨이브 러너 모터보트를 타고 인천에 도착한 뒤 해경에 체포되었다.

 

장 · 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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