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네딕트가 한국인의 모습을 본다면

- 서양인의 눈에 비친 일본과 한국
- ‘국화와 칼’ 그리고 ‘매화와 도포’
- 파렴치한 범죄행각도 진영논리로 재단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과 전쟁 중이던 1944년에 미국 국무성의 위촉으로, 미국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인의 행동과 가치관을 알고자 2년간에 걸쳐 그들의 문화를 연구하고 분석하였다. 그는 승전국의 한 학자가 가질 법한 우월의식을 스스로 견제하고 일본에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지만, 일본인에 대한 뿌리 깊은 서구적 편견과 선입관을 극복하고 연구의 결과로 “국화와 칼”을 발간하였다.

이 “국화와 칼”은 일본인의 독특한 행동과 가치관을 그들의 입장에서 올바로 이해했다는 평가와 찬사를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그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국화와 칼”에는 일본인 문화의 핵심적인 요소들인 위계질서 의식, 은혜와 보은, 의리 등이 명확하게 분석되어 있다. 초반부에는 서구인의 눈에 양립할 수 없을 듯이 보이는 일본인 특유의 모순적 성격이 잘 설명되어 있다.

특히, 공격적이면서 수동적이고, 호전적이면서 심미적이며, 무례하면서 공손하고, 충성스러우면서 간악하고, 용감하면서 비겁하다 등의 행동 양상이 잘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나타내 보이는 일본인의 민족성을 위계질서 의식, 은혜와 보은, 그리고 의리에 대한 독특한 도덕 체계, 죄의식 결여의 수치심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체계가 영화 “충신장(忠臣蔵)”의 “47인의 낭인”을 보듯이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러면서 뜰에는 아름다운 국화, 그리고 허리에는 차가운 칼, 즉 “국화와 칼”로 일본인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 있다.

 

 

만일, 루스 베네딕트가 살아서 민주화가 이루어진 한국의 현재의 모습을 보았다면 “매화와 도포”를 발간하였을 듯하다.

“매화와 도포”에는 차가운 눈바람을 이겨내고 핀 매화의 고고한 선비정신과 넓은 소매의 도포에 음흉한 협잡을 숨기고 다니는 것이 설명되어 있을 것이다. 특히, 입으로는 늘 백성을 위하는 말의 언포선(言抱善)이지만, 이에 대한 모순으로 넓은 소매의 도포에 불법·탈법의 이권과 죄의 면탈(免脫)을 위한 협잡이 숨겨져 있는 행포악(行抱惡)이 설명되어 있지 않았을까...

더 나아가 무능하면서 유능한 척하고 부패하면서 청렴한 척하는 위선의 음흉한 모습이 넓은 소매의 도포에 감추어진 것으로 설명되었을 것이다. 또한, 뜰에는 아름다운 매화, 그리고 몸에는 음흉한 도포, 즉 “매화와 도포”로 한국인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과 한국인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면서, 먼저 일본인은 수치심을 극도로 경계하지만, 한국인은 수치심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다고 하였을 것이다.

일본인은 성적으로 더 개방되어 있지만 성범죄가 적은 반면에, 한국은 성적으로 덜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성범죄가 많다고 하였을 것이다. 특히, 고위층들이 직(職)의 권한을 이용한 성범죄가 한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일본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논리로 동료에 대한 독특한 의리의 체계를 나타내 보인다고 했음직 하다.

 

 

더 나아가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되었을 때에, 일본은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자신의 할복을 통해 죄의 용서를 구하지만, 한국은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며 자신의 권력을 통해 죄의 면탈을 구한다고 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점 등을 살펴볼 때에 루스 배네딕트가 일본에 대해서는 “국화와 칼”을 발간하였듯이, 한국에 대해서는 “매화와 도포”를 썼을 거라는 추론을 해 본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핫 뉴스 & 이슈

[기자생각] 북한이 ‘일본을 사랑하라’ 명령한다면..
학창 시절부터 통일운동의 선봉장 인양 나섰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난데없이 통일하지 말자라고 발언을 해서 화제다. 개인의 호불호(好不好)야 조석(朝夕)으로 바뀔 수 있는 문제지만, 공교롭게도 북한이 가라 했다고 대한민국 고위공직자를 역임했던 인사가 쪼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민망스럽다. 나름 임 전 비서실장은 "통일하지 말자"는 발언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의 발언은 북한의 동향과 맞물려 있어, 정치적 맥락에서의 의도가 의심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행동은 분명 둘 중의 하나일텐데, 본심이 원래 그러했던지 아니면 상황이 변해서 변심했던지 한 것은 아닐까... 왠지 북한 따라쟁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북한이 그토록 미워하고 북을 따르는 무리들이 한결같이 못잡아 먹어 안달인 日本조차 ‘한없이 사랑하라’고 우에서 명령 아닌 명령을 내려도 무조건 달려가리라는 확신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여기에 한술 더 떠 문재인 전 남쪽 대통령은, 광주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선 데 따라 기존의 평화담론과 통일담론도 전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