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선 기획칼럼 ⑧]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론’의 허상

- ‘우리민족끼리’라는 ‘민족공조’에 대한 집착과 망상
- 체제전복 전략의 수단과 공산통일전선의 핵심 테제
- ‘민족’으로 포장된 가면 벗기고 자유통일로 매진해야

 

민족지상주의와 평화이상주의에 의한 환상적 착시현상은 우리 국가안보와 남북관계에 현실적 문제들을 적잖이 배태시키고 있다. 인류의 염원인 평화는 단순한 평화협정이나 평화 메세지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통해서 뼈저리게 경험해왔다.

민족지상주의자들의 평화에 대한 환상적 집착은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라는 얘기를 떠 올리게 한다.

 

왜곡된 인간의 감성은 어리석은 시행착오를 향한 배에서 내릴 줄을 모른다. 모름지기 평화는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야 하는 것이고, 지켜내는 것은 단순히 메세지나 협정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히틀러에게 굴종적 평화를 구걸하고 그것이 ‘이 시대의 평화’라고 믿었던 체임벌린의 평화, 2000년 6월 평양을 다녀오면서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라고 확신에 찼던 김대중의 평화, “평화는 강자의 특권이다”라고 한 윈스턴 처칠의 일갈을 새겨봐야 한다.

 

‘우리민족끼리’라는 ‘민족공조’에 대한 집착과 망상 또한 한반도에 합리적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에게 혁신적 각성제가 필요함을 일깨워 준다. 실체가 없는 민족지상주의의 환상이 남북관계에 합리적인 진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낭만적민족주의의 질곡에서 벗어나 북한의 실체를 보아야 한다. “남조선을 해방하고 통일하기 전엔 우리에게 평화란 없다”고 한 김일성의 한반도 평화론을 직시하고, ‘우리민족끼리’, ‘반외세 민족공조’ 이념의 거짓과 기만적 허위의식을 다시한번 일깨워야 한다.

 

민족이데올로기 김일성민족주의

 

북한의 민족개념은 민족의 가면을 쓴 채 ‘민족’과 ‘민족주의’의 구호만 있을 뿐, 오직 지배자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체제유지이데올로기로 왜곡 변질된 껍데기 일뿐이다.

 

Marx는 “민족주의는 자본주의의 몰락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공산권에서는 민족주의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했고 연구자체를 하지 않았다. 1957년 김일성도 “민족보다 계급이 우선이다”라고 하여 민족주의 자체를 배척했던 북한이었다. 민족보다는 프롤레타리아 노동자 계급이 민족보다 우선한다고 한 것이다. 그런 북한이 혈연적민족주의를 주체사상의 외피로 씌워 ‘주체민족관’을 만들었고, 1986년 7월 김정일이 ‘조선민족 제일주의’를 주창하면서 민족주의에 대한 인식의 일대 변신을 꾀한다.

 

북한의 민족개념 수용은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 체제 몰락 과정에서 소련과 체코, 헝가리 등 동구 공산권 몰락의 변화 바람을 차단함으로써 체제 유지를 위해 부득이한 선택이었다. 1986년 김정일의 ‘조선민족제일주의’는 ‘민족’ 개념을 이데올로기로 왜곡·변용하면서 불과 30여년 남짓 지났다.

 

 

북한에서 주장하는 ‘민족’은 김일성과 그 사상을 추종하는 세력들만을 ‘김일성 민족’이라 한다. 이를 거부하는 한반도 내 민족은 또 다른 의미에서 ‘혁명으로 제거되어야 할 대상’임을 말한다. 이는 이미 북한 스스로 한국과는 ‘같은 민족이 아니다’라는 것을 먼저 선언하고 나선 것과 같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한국과 다른 민족임을 밝힌 것이다.

이런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라는 거짓과 위선의 레토릭으로 우리를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민족끼리’는 통일전선의 핵심 테제, 체제전복 전략의 수단

 

북한이 통일전선의 수단으로 민족을 이용해 온 거짓과 위선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표면적인 주장과 실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른 과거 공산주의자들의 전형적인 ‘용어혼란전술’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북한이 전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목표로 한 대남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구사하는 전략 전술 중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통일전선’의 일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순한 거짓 선전 선동의 문제를 넘어 체제전복을 향한 전략적 구사물이다. 통일전선은 공산주의자들의 투쟁방식 중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전통적 전술이다. 맑스-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출발한 ‘통일전선’은 ‘프롤레타리아가 부르조아와 손을 잡아 혁명대상과 싸우되 1차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손잡았던 부르조아를 타도’하는 전형적인 체제전복 전략이다.

김일성은 1945년 10월 13일 개최된 ‘조선공산당 이북 5도당 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에서 ‘통일전선’의 적용을 밝힌다. 전통적 방식의 통일전선은 범청학련 남측본부처럼 조직이 결성되었다.

한편으로는 그람시(Antonio Gramsci)적 문화진지를 구축, 헤게모니 장악을 통한 혁명역량 강화를 추구해오고 있다. 남한국민들에게는 북한에 대한 동족의식을 가지게 하였고, 대북 경계심 약화와 안보의식의 해이를 가져왔다. ‘우리민족끼리’는 역사적으로 같은 언어와 혈통, 같은 문화를 가진 동족이라는 감성에 쉬 빠져들게 했다.

 

 

북한은 2013년 노동자 대회에서 ‘우리민족끼리’가 통일전선의 중요한 테제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남한 내 혁명역량 강화를 위해 ‘반미 자주화’, ‘반정부 민주화’ 투쟁을 위한 통일전선을 광범위하게 형성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김일성 민족주의에 대한 동조 역량을 확보하여 체제를 전복하고자 하는데 매우 유용한 전략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민족 공조와 외세 배격’을 주창하는 가운데 남한 내 일부 세력들이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자위용이라거나 대미 협상용이라고 북한 정권을 옹호해 주는 등 국제사회로부터의 각종 제제와 압박을 완화시키는 활동을 함으로써 세습왕조 정권의 동조세력화 내지 외부세력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얘기하는 ‘우리민족의 자주적 권리’, ‘우리민족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고 하는 ‘우리민족끼리’에 바탕을 둔 낭만적 민족관념이 가지고 있는 거짓과 기만의 함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민족지상주의-낭만적 민족주의

 

우리민족끼리라는 허위의식에 현혹되어 북한의 통일전선적 민족공조전략에 휘둘려선 안 된다. 우리가 찾은 시민적민족주의(civic nationalism)를 지켜낼 수 있는 명확한 가치인식의 내면화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평등하게 보장된 체제와 보장되지 않은 체제의 극명한 체제 이질성을 인식해야 한다. 북핵문제도 통일문제도 이 이질적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이성적인 협상과 체제통합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족지상주의’의 신화는 없다. ‘우리민족끼리’, ‘우리는 하나다’라는 민족공조전략의 함정도 용납될 수 없다. 이것은 한반도 공산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이 통일전선에 바탕을 둔 거짓과 기만의 선전·선동을 넘어서는 길이다.

김정일이 정립하여 이용한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역이용한 통일전선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우리민족끼리’는 종북세력 확산의 중심 이념으로 ‘반미 자주화 통일전선’ 확산의 기반이 되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남 갈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우리 사회에 남겼다.

 

북한이 남북회담 때마다 역설하는 ‘우리민족끼리’는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모든 문제를 같은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통일전선전략의 핵심 이념이며, ‘김일성 민족’과 ‘김일성 민족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통치이념화 된 정치이념 구호이다. 북한판 민족주의는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한 김일성 세습왕조체제를 위해 만들어진 선동 구호의 맥을 이어 왔을 뿐이다.

 

근대 국민국가의 민족정체성이 정립되지 않은 히틀러·스탈린식 전체주의체제의 연원인 낭만적 민족주의와 궤를 같이한다. 이것은 혈통과 언어 등의 객관적 공통성을 강조하는 낭만적 문화민족(Kulturnation) 개념으로부터 출발하면서 인류사에 반인륜적 왜곡과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우리민족끼리의 환상’-낭만적 민족주의의 함정

 

이러한 낭만적 민족주의는 해방과 건국 이후 오늘날 한국정치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한국사회의 내부적 맥락에 그치지 않고 ‘민족해방’을 내세운 북한과 연결되고 있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민족끼리’, ‘우리는 하나다’라고 북한이 급조한 주체민족주의에 따른 구호가 한국사회에 너무나 쉽게 먹혀들고 있다. 낭만적민족주의(Romantic Nationalism)가 차지한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 이념에 경도되어 ‘체제전복’전략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낭만적 민족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적 민족주의’로 발전하지 못했다. 근대국민국가의 ‘민족(nation)’은 개인의 자유와 ‘주권 재민’ 원리가 보장된 공동체여야 한다. 이제 ‘우리민족끼리’라는 종족적 관념의 전 근대성에 정체된 ‘낭만적 민족주의’의 족쇄를 벗어야 한다. 남한과 북한은 정치 체제가 완전히 다른 지구상에서 가장 이질적인 체제이다. 북한이 선전 선동에 이용하는 ‘우리민족끼리’라는 단순히 언어·문화·종족적 동질성에 의한 낭만적 민족관념은 이질적 정치체제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이고, 북한은 전체주의체제이다. 종족적 민족관념의 동질성이라는 안개에 가려 지구상 가장 이질적인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민족끼리’ - 민족공조론의 허상

 

같은 민족끼리 ‘왜, 그래?’ 김일성 세습왕조는 170만 여명의 동족을 살상한 6·25 남침전쟁 일으킨 이후에도 두 번이나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을 기도했다. 국빈 방문 사절단에 대한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 동해 잠수함 침투사건,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등 무려 3,300여회가 넘는 남침과 도발을 해왔다. 우리는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면서도 UN과 강대국들의 ‘현상유지 정책’ 때문에 현실적으로 변변한 보복 한번 해보질 못했다. 북한의 무수한 일방적 도발에도 ‘우리민족끼리’ 인가?

 

이성을 찾고 냉철히 돌아보자. 그것을 같은 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체제유지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변용해오던 북한 민족주의의 가면을 벗겨보자. ‘우리민족끼리’라는 거짓과 기만의 통일전선 용어혼란전술에 두 번 다시 휘둘려선 안 된다.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엔 한국의 보수우파·중도는 없다. 우리민족끼리는 ‘민족’으로 포장된 가면이다. ‘우리민족끼리’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반도에서의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민족끼리’ 라는 그들의 거짓 구호 속에서 반외세·민족공조 이념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통일의 열망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 열망 때문에 엄연히 이질적인 체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면 또 다른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분명 하나가 아니다. 전체주의 체제의 북한과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된 대한민국이 같은 민족(nation)이라고 하는 것은 개념상으로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체제가 전혀 다른 전체주의 북한과 하나의 민족(nation), 같은 민족(nation)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것은 곧 반동이다.

 

민족지상주의의 환상을 넘어야

 

2019년 5월 7일 “남과 북은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입니다”라고 독일 유력일간지 FAZ에 장문을 기고한 우리 국군통수권자의 낭만적 민족관념은 그것과 궤를 같이하는 환상적 민족지상주의자의 극치라 할 것이다. 핵무력 완성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미사일 도발을 해와도 남과 북이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고 대한민국 군대가 주적이 없는 군대가 되어버렸다.

 

 

군의 존재 목적을 지향할 명확한 적 개념이 사라져버린 총체적 난맥상이 국군통수권자의 민족공조 이념에 대한 망상과 집착으로 수렁에 빠져 버린 것이 우리의 안보현실이자 가장 큰 리스크가 되었다.

북핵문제의 해결도, 모든 남북관계의 정책에도 ‘생명공동체’, ‘우리는 하나’, ‘우리민족끼리’ 라는 반외세·민족공조의 낭만적 민족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문제를 제대로 볼 수가 있다.

 

‘우리민족끼리’라는 위선적 민족관념의 가면을 벗겨 북한체제의 실체를 통해 김정은의 핵 무력 위협을 직시하고, 굴종적 평화정책의 몽상에서 깨어나 더 이상 북의 반외세 민족공조 전략의 함정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평화는 강자의 특권’이라고 했던 윈스턴 처칠 같은 냉철한 리더가 필요한 때다.

 

 

권 · 순 · 철 (한국문화안보연구원 사무총장 / 전 국민대 겸임교수)

 

한국자유회의와 리베르타스는 3·9 대선을 맞아  [기획칼럼 시리즈물]을 대선일까지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자유회의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제자그룹이 '체제탄핵' 국면에 나라를 구하자는 취지로 결성한 지성인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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