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0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하여 공항이 마비되고 여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인명 피해가 보고됐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새벽 모스크바주를 포함한 9개 주에서 총 114대의 드론을 격추했으며, 그중 20대는 모스크바 상공에서 격추되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 격추로 인해 공항 활주로와 외곽 지역의 민간 주택에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모스크바의 4개 공항 중 주콥스키,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등 3개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되었으며, 주요 도로인 카시르스코예 고속도로에서도 드론이 추락해 교통이 부분적으로 차단되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라멘스코예 지구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 2곳이 드론 공격으로 손상되었으며, 11층과 1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46세 여성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보로비요프는 당초 9세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43명이 대피해 임시 거처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비행기와 버스 옆에서 불길이 치솟고 아파트가 폭발하며 불타는 모습이 담겨 있어 시민들의 공포를 더욱 부각시켰다. 한 주민은 “창문을 통해 불덩어리가 보였고, 폭발 충격으로 창문이 날아갔다”고 말했다.
이번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본토에서 여러 차례 감행한 대규모 공격 중 하나로, 외신들은 이를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가디언은 “개전 이후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자신들과 무관한 일로 여겼으나,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러시아 본토에서 전투를 벌여 러시아 시민들이 더 이상 전쟁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현 정권이 러시아의 적임이 분명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권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전쟁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러시아 내에서의 전쟁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주목하게 한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