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총투표소 295표, 가 149표, 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되었었다.
당시 민주당 안에서 최소 29표 이상의 반란표가 나온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민주당이 이번에 공천 관련 현역 의원 중 하위 평가자로 분류한 31명과 비슷한 숫자여서, 찬성표가 그대로 살생부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data/banner/202404/202404084b1bba.jpg)
하위 평가자로 분류되어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비명계의 설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자신을 비판한 의원을 하위 20%에 넣어 개인적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번 총선은 야당 승리의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 대표가 다 망쳐놨다”고도 했다.
공천 심사 결과가 본격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단수공천 지역과 전략지역, 경선지역 등에서 비명계 현역의원들이 대거 탈락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화되자,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명횡사’ 공천이 실행되는데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가 명백한 살생부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집단행동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김성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하위 20%에 비명계가 많은 이유’에 대해 “평가는 작년 11~12월에 이뤄졌고 그 직전인 9월 말에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었다”며 “누가 도대체 가결표를 던졌나 논쟁이 있던 시기에 평가가 있었다. 이 요소들이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해 살생부 의혹에 불을 지폈다.
김한정 의원은 이날 하위 평가 등 ‘불공천 논란’에 대해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진행중인 재판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좀 더 완벽한 방탄 정당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방탄은 국민이 하는 것이지, 호위무사 강경파 의원들이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비명계의 한 인사는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그렇게 강조해왔지만 지금 보니 더 급했던 건 ‘사당화’ ‘방탄 정당 완성’이었다”며 “총선 승리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 상 · 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