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국과 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날 북한 탄도미사일이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의 안보 협력을 더 긴밀히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일본 총리관저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4일 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전화 회담에서 이같이 답했다. 이는 '안보 분야 소통'을 적시한 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3일 일본 상공을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한일 문제에 대해서는 얼마 전 유엔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의사소통을 했는데, 전체적으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이후 쌓아 올린 우호 관계를 토대로 미래 지향적 발전을 모색하고 싶다"며 "외교당국의 다양한 협의를 촉진한다는 점에 (한일) 정상 간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안전보장 분야는 국민의 생명과 일상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므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도모해가고 싶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의 일본 상공 통과 계기로 한일 정상 전화회담이 검토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 측과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및 취임 1주년 계기 약식 기자회견에서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일, 그리고 한·미·일, 나아가 한·일 협력을 재차 확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일본의 태도는 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계기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지난달 2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은 일본을 향한 윤 대통령의 유화적 발언을 두고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평가하며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 온 우호협력 관계를 토대로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3일 국회 연설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외교 소식통은 “주일 한국 대사관이 도쿄에서 개최한 개천절 행사에 일본 국회의원이 약 80명이나 와서 놀랐다”며 “한일 해빙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 성 · 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