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7개월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주민들의 대다수가 하마스의 통치 종식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정책조사 연구센터(Palestinian Center for Policy and Survey Research, PCPSR)가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자지구 주민의 3분의 2가 하마스의 통치가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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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PSR의 칼릴 시카키 소장은 "내일 선거가 열린다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주민 3분의 1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전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2006년 선거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집권당 파타를 누르고 승리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파타를 몰아낸 바 있다.
더타임스는 많은 가자지구 주민이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원망하고 있지만, 하마스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아타(39)는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이제 전쟁이 끝나길 원하지만, 하마스의 잔혹한 통치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하마스는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도 누구와도 권력을 나누려 하지 않고 계속 싸우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전 장관이자 요르단강 서안 비르제이트대 교수인 가산 카티브는 가자지구 주민들 사이에서 두 가지 주된 논쟁이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이런 끔찍한 이스라엘의 반응을 왜 예상하지 못했냐는 것과 또 하나는 왜 준비하지 않았냐는 것"이라며 "왜 싸울 탄약은 충분한데 약은 부족하고, 병사들을 위한 벙커는 충분한데 민간인들이 피할 곳은 왜 없는지가 논쟁거리"라고 말했다.
한편, 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의 발언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한 TV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민간인들의 터널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민간인들은 유엔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하마스를 신뢰하는 주민들도 있다. 7명의 자녀를 둔 아이만 아부 누키라는 "극심한 더위와 전쟁, 끊임없는 두려움으로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이스라엘에는 여전히 골칫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저항군(하마스)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 지역을 통치하면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통합하도록 하겠다는 미국의 '전쟁 후 구상'이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타임스는 미국의 이런 구상에 대해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은 지지하지 않으며, 이스라엘 또한 반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안 · 두 · 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