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국의 분주소장회의에 참석하여 격려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고 했었는데요. 북한의 분주소는 한국의 파출소에 해당하는 공안 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능도 거의 비슷한데 차이가 있는 것은 북한사회의 특성에 맞게 모두가 군대식 조직으로 되어있으며, 주민감시가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봐야 합니다. 12년 만에 열린 분주소장 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서 행한 발언을 보면 북한 사회가 심각한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는데요.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류 등의 현상에 대해 사회안전성이 나서 철저하게 대응해야 하는 절박함도 느껴집니다. 물론 국가보위성이 있어 반체제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물샐틈없이 강력히 대응하고 있지만, 청년층에서 나타나는 분위기를 무조건 반체제적인 도전으로 보고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오히려 역효과도 나올 수가 있기 때문에, 사회안전성 차원에서 보다 세밀하고 광범위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시간 오랜만에 열린 전국 분주소장 회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분주소라는 것이 한국의 파출소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역할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구요.
- 그렇습니다. 치안유지라는 차원에서는 거의 유사한 성격이지만, 일단 조직 체제부터가 많이 다릅니다. 북한의 분주소는 일종의 군대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모든 계급제도도 군대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맡은 업무가 군대와는 다르게 대민사업에 치중되어 있다고 보면 되는데, 특히 범죄수사 및 예방, 주민등록사업 및 공민증 발급, 신원조회 및 조사업무, 교통질서유지 및 전국도로관리 및 보수, 일반 범죄자 교화사업, 주민사상 동향 요해 사업 등이 있습니다.
2. 북한에서는 거의 모든 주민감시 활동이 보위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았는데요. 사회안전성도 이런 업무를 하고 있는 거군요.
- 보위성과 안전성의 가장 큰 차이는 정치범이라고 일컬어지는 반체제인사나 활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성은 대부분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보위성은 모든 것이 비밀리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더욱 공포스런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죠.
북한의 역사를 보면 어느 때는 보위성이 압도적인 권력기구가 되었다가 또 어느 때는 사회안전성이 보위부 위에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김정일 때 심화조 사건이라고 널리 알려진 사건이 있었는데요. 권력자의 의지에 의해 통치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이번 분주소장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발언을 했었나요.
- 김 위원장은 분주소를 “사회안전정책의 직접적 집행단위이며 인민 본위의 기본거점”이라 칭하면서, “우리 국가의 존립과 발전의 초석인 일심단결을 굳건히 수호하는 성새가 되고 인민을 보호하는 방탄벽”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구요. 또 “모든 분주소장들이 사회주의 조국의 정치적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보위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의 전위에서 당과 혁명 앞에 지닌 막중한 사명과 본분을 다해나가리라는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인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분주소장들과 안전원들은 높은 혁명적 원칙, 계급적 원칙”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우리 조국을 침해하는 모든 요소들과 견결히 투쟁하는 예리한 칼날”이 되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4. 이 같은 분주소장 회의가 개최된 것이 그만큼 북한사회의 민심이 좋지 않다고 하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 전국 분주소장 회의를 연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첫해인 2012년 11월 23일 이후 처음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때는 1999년 10월 1일에 마지막으로 열렸었구요.
최근들어 북한이 가장 큰 변화는 청년층에서 소위 자유화 사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3대 악법이라는 것이 모두 청년층에서 나타난 분위기에 대응하는 법률들인데요. 바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입니다.
이런 현상을 조기에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안전성에 내려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5. 북한 청년들에게는 앞으로가 큰 고통의 시간이 되겠는데요. 참으로 걱정입니다.
- 오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노동교화형 5년씩이나 내리는 사회가 북한인데요. 사회안전성까지 나서 청년들의 일상생활까지 감시가 심해지면, 먹고살기도 힘들고 일자리도 제대로 없는 북한에서 청년들은 그야말로 지옥의 삶을 살아야하는 형평인데, 국제사회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북한 청년층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