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내달 1일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며 부채 한도 상향을 둘러싼 긴장이 한층 고조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고 "6월초에는 모든 정부 지급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우리의 최선의 추정"이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의회가 빨리 부채 상한을 연장하거나 올리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이를 통해 정부 지불에 대한 장기적 확실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하원에서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과 정부 지출 삭감을 연계한 법안을 가결시켰으나, 민주당이 다수당을 점한 상원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작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황이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 상한은 31조4천억달러(약 4경2천107조원)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7월께 디폴트 가능성에 우려를 표해 왔다. 공화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정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 반복적으로 부채한도 상한을 인상해 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난 중간선거까지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어서 공화당과 줄다리기 끝에 부채한도 상향법안을 처리해 왔으나,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올해는 부채한도 상향법에 기후변화 기금 폐지, 학자금 대출 탕감 종료 등을 포함한 수십억 달러의 지출 삭감을 포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민주당과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와 모두 통화를 하고 오는 9일 부채한도 상한 문제에 대한 백악관 회동을 제안했다.
양당이 부채한도 문제를 놓고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상 미국 정부가 디폴트 사태에 빠져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도 부채한도 상한을 놓고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자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한 바 있다.
이 · 상 · 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