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정담(政談)] 사면(赦免)... 그 불편한 진실

- 순순히 응해 달라는 하소연이 시작됐고
- 이제 칼자루는 그 여인네가 쥔 셈인데...
- 특유의 내공과 칼솜씨가 여전할지?

 

李 · 坤 · 大

 

  “박근혜(69) 전 대통령의 징역 형량이 총 22년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됐다. 편의상 번호를 매겨보았다. 다소 지루하겠지만, 읽어두면 도움이 될 듯해서 펼쳐놓는다.

 

 

  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카드를 꺼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면과 관련해선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 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에 대해서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고 했다.

 

 

  ② 유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을 말했을 때 나는 적극 환영했고 진심이기를 바랐다”며, “이제는 국민통합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③ 박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통령으로부터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에둘러 이러쿵저러쿵하지 않겠다. 위의 세 토막 기사의 주체들 속내는 무엇일까? 절절한 하소연, 내지는 절박한 호소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제발 바라건대, 사면(赦免)을 당해 주세요! 순순히 말입니다.”

 

  경기도 의왕시 구치(拘置)아파트 503호 여인네에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무슨 ‘반성’(反省)을 곁들이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읍소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민심’(民心)은 떠나가고 있다. 지난 3년 반여에 대한 회의의 골이 헤아릴 수 없게 깊어지면서 폭발 직전이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그 당’의 대표라는 분이 지난 새해 벽두 괜하게 ‘사면’을 언급했겠는가.

 

  또한 탄핵이라 일컫는 ‘자유민주 헌정’ 중단·파괴에 부역(附逆)했던 무리가 ‘사면론’에 적극 동조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국민통합’? ‘포용’? ‘미래 지향’?... 삶은 소대가리가 하늘을 향해 웃을 일이다.

 

  그 여인네가 ‘사면’ 당해야 할, 특히 ‘반성’과 함께 그래야 할 이유가 저들의 입장에서는 확실하다. ‘사면’(赦免)의 사전적 의미를 살피면 답은 분명해진다.

 

  “죄(罪)를 용서하여 형벌을 면제함”

 

  즉, ‘사면’은 ‘죄’를 전제로 한다. “네 죄를 인정하면 용서해 준다”는 거다. 하지만 그 여인네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의미 있는 말만을 남겼었다.

 

  “법원은 진실을 말하는 곳이지, 소문을 말하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그 여인네가 ‘사면 당해야만’ 그 ‘죄’가 비로소 인정된다. 더하여 그걸 둘러싼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해결을 될 수 있을 게다.

 

  ‘촛불’로 구체화되었던 마녀사냥식 폭민정치(暴民政治)와 그에 편승한 ‘자유민주 헌정’ 중단·파괴가 정당성을 얻는다.

 

  그에 부화뇌동(附和雷同)과 부역(附逆)질 했던 무리가 자신들의 행태를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맨 앞에서 설쳐대던 작자들의 향후 정치 행보에 커다란 걸림돌도 치워진다.

 

  특히, ‘촛불정권’의 출범에 대한 시비 요소를 날려 보낼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정권이 거짓말과 핑계와 그럴듯한 쑈로 계속해오고 있는 여러 ‘삽질’과 ‘폭주’에 면죄부(免罪符)를 갖다 붙일 명분이 만들어진다. 현재는 물론이거니와 차후에라도...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그 여인네에게 들씌워진 ‘죄’를 하나하나 현재 상황에 비춰보라. ‘사면’을 입에 올리는 저들의 짓거리들이야말로 ‘내로남불’‘아시타비’(我是他非)의 경지를 넘어서면 넘어섰지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고들 한다.

 

  다만 ‘죄’가 있다면, 그것도 큰 죄라면 아마 ‘국민’들을 적절히 속이지 못했다는 것, 쓰잘 데 없이 솔직하려 했고, 포장이 서투르며 쑈를 할 줄 몰랐다는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는가. 더 있다고 치면, 억지와 핑계를 서슴없이 내뱉을 배짱이 부족했다고나 할까. 여하튼 간에...

 

  그 여인네가 만약 “결단코 사면 당하지 않겠다. ‘문주주의’(文主主義) 체제 하에서 사면을 당하느니, 역사의 법정에 맡기겠다!”고 뻗댄다면 어찌 되겠는가. 사정이 이러하니...

 

  과연 순순히 ‘사면’ 당할지를 가늠하느라, 또한 일말의 두려움에서 “사면에 대한 언급이 부적절하다”며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무슨 ‘진솔한 반성’이 없어서 ‘사면’하지 못한다는 궁색한 논리를 함께 들이대며...

 

  따라서 이제 ‘사면’의 칼자루는 그 여인네가 쥔 형국이다. 스스로 ‘사면’ 당하면, 역설적으로 저들을 ‘사면’하는 꼬라지가 되고 말 것이다.

 

  그 칼로 저들의 ‘사면’ 놀음을 쳐내면 이 나라 ‘자유민주 헌정’ 회복에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수도 있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명예롭게 마무리하는 마지막 승부수로 길이 남게 될 듯도 하건만...

 

 

  그러나 칠순 나이의 여인네다. 4년이 다돼가는 「가막소 생활」에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피폐해져있다고 한다. 통원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과연...

 

  특유의 내공과 결단의 칼솜씨가 여전할까? 조국 근대화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혁명가의 피는 여전히 흐르고 있을 텐데...

 

  이제 넘쳐나는 울화와 분노를 어쩌지 못하는 ‘국민’들은 ‘사면’에 얽힌 불편한 진실을 어찌 받아드릴까?

 

 

  시름과 기대를 엮어서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時節 論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