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 조선시대 선조와 인조에게서 배워야 할 것
-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조선시대에 두 번의 난을 겪은 임금은 14대의 선조와 16대의 인조이다.

선조는 바다 건너 왜국의 침략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으로 일관하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나라를 황폐하게 하였다. 인조는 압록강 건너 청의 요구를 무시한 채, 광해군의 명국과 청국의 관계를 동시에 맺은 중립정책을 폐기하였다가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나라를 피폐하게 하였다.

 

선조는 많은 조선 도공을 왜국으로 인질로 보내었고, 인조 또한 조선 양민을 청국으로 인질로 보내었다. 이러한 선조와 인조가 두 번의 전란을 겪고서도 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무능한 잘못을 뉘우치고 청렴한 생활과 국민의 삶을 생각하는 정책을 실현하였기 때문이다. 속담으로 치자면 선조와 인조는 비록 소는 잃었지만, 다시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 외양간은 잘 고친 덕분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 방역정책, 청년정책, 소외계층 복지정책 등이라며 국가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방만하게 운영하였다. 또 정권 최고위층의 오만한 독선적 주창이 높을수록, 일반 국민의 건전한 집단적 원성 또한 높아 갔는데도 이를 무시하였다.

 

선조와 인조가 두 번의 전란에도 불구하고 무능을 뉘우치고 청렴으로 나라를 보전하였지만, 문 정권은 국민의 소리를 듣기보다는 그릇된 신념의 주택정책, 대북정책, 복지정책 등으로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결국은 정권을 넘겨주게 되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서울의 한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선거가 있었다. 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여당은 지도부가 모두 나서는 등 총력 지원을 하였지만, 과반이 넘는 기권표와 함께 정치에 처음 발을 들인 야당의 후보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정권의 경험부족과 정치사회적 혼돈상황을 제대로 회복시키지 못한데 더하여,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전쟁등의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한 물가폭등 등으로 불만이 팽배하고 있었던 것을, 정권의 지도자와 책임이 있는 자들이 지각하고 개선하지 않은 결과 소를 잃은 꼴이 된 것이었다.

 

 

마치 제동장치가 고장이 난 열차가 내리막길을 달리듯이 폭망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권의 지도자와 책임이 있는 자들은 건전한 비판을 제대로 경청하고자 하지 않았다. 문 정권에서 있었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군주는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국민 모두가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하면 쳐부수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집단지성과 전문가 의견이 무시된 채 즉흥적이라고 보여 질 수 있는 언행들을 정권의 지도자와 책임이 있는 자들은 삼가하고 삼사일언(三思一言)하며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더 나아가 오만하고 독선적인 사고의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지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특히 말은 없지만 나라가 바른 길로 가고 있는 지를 늘 염려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할 때에 정권의 지도자와 책임이 있는 자들은, 비록 한번 소는 잃었지만 다시는 소를 잃지 않도록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는 것이 될 것이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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