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르포] 평양 고층 아파트, 전력난으로 수난

- 김정은 역점사업, 각종 주거시설 행사에 참석
- 동원된 돌격대 이탈 늘어 건설 당국 비상

 

얼마 전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의 뉴타운이라고 불리는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었는데요. 평양 내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은 김 위원장이 착공·준공식을 직접 챙기는 그의 역점 사업 중 하나입니다.

 

그는 송화거리와 화성지구 1단계 준공식에 참석했으며, 이번에 완공된 화성지구 2단계 사업은 지난해 2월 열린 착공식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또 올해 2월 진행된 화성지구 3단계 착공식 현장에서 찾아가 각별한 관심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행동은 평양 주택 건설 사업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 낙후된 주거 시설 개선이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민심을 다독이는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이러한 준공식, 착공식 등이 대부분 야간에 이루어져서 조금 의아하게 볼 수가 있는데, 이것 또한 각종 축포 등을 터뜨려 휘황찬란하게 보이려는 계획된 행사들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에서는 이 같은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도 그다지 반갑게 생각하질 않고 또한 입주해서 사는 주민들은 저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것이 북한의 취약한 전력사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견이 많습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각종 대규모 주거단지 건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북한의 속사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그러고 보니 김정은 위원장이 건설현장을 그 어느 곳보다 자주 찾는 것 같은데요. 북한식 민생 챙기기라고 봐야겠습니다.

 

-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내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은 그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이고, 주민들의 주거시설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다는 민심 챙기기 일환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그 내막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대규모 건설현장이 유독 평양에 집중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 그동안 평양과 같은 도시도 많이 낙후되었고 그에 따라 평양시민들의 삶도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팍팍해 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평양을 보다 철저히 챙기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 평양은 그야말로 미국 뉴욕 등에서 볼 수 있는 마천루라고 하겠는데, 요즘 들어 초고층 아파트 입주를 꺼린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떤 이유인가요.

 

-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발언 중에 북한주민들의 선호와 북한 내 사정들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는데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반적인 건물들을 병풍식으로 서로 겹쌓이게 하면서 종심이 깊게 거리를 형성하고 건축 밀도를 높일 데 대한 문제를 직접 지도했다는 것인데요. 그 후 북한의 관영 매체 관련 보도를 보면, '초고층'이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건축 밀도'가 등장해 건축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너무 높게만 짓지 말고 여러 채를 빽빽하게 지어 건폐율을 올리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된 것입니다. 이런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전력문제입니다.

 

전기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아 초고층일 경우 만약 정전이 일어나면 오르고 내리는 것을 직접 걸어서 다녀야하니까 주민들로서는 힘이 들어서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 북한의 전략사정이 그 정도로 좋지 않은지 잘 알려진 게 없는데요. 어느 정도 수준인지요.

 

- 평양은 그나마 나은 상황인데요. 지방은 말할 것도 없는 수준입니다. 우리처럼 저녁에 켜지는 가로등 같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운게 사실이구요. 평양 같은 경우 외국인들이 투숙하는 일류 호텔들로 승강기가 올라가다 덜컹하고 멈추기가 일쑤입니다. 그나마 그런 곳은 바로바로 수리가 진행되어 운행이 가능하지만 일반 아파트 같은 경우 몇 시간, 며칠씩 전기가 들어오질 않아 출퇴근 등을 모두 걸어서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한 수준입니다.

 

 

4. 그런 가운데 평양시 건설현장에 투입된 건설인력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구요.

 

- 최근 평양시 당국이 5만 호 주택 건설돌격대에 동원된 주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같은 건설 사업은 2021년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시작될 때부터 돌격대에 속해 일하는 평양 주민이 많았는데, 이들은 돌격대에 나가 일하면 집을 배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자원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집을 받기 위해 2년 혹은 3년간 건설에 동원된 일부 주민이 매일 반복되는 연장 작업 등 높은 노동 강도를 견디기 힘들어 돌격대 생활을 그만하고 일하던 공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겁니다.

 

5. 일반 직장인들도 돌격대로 자원을 해서 일을 하는데, 지방에서 조직되어 올라온 인원들은 그나마 집을 받을 수도 없다구요.

 

- 평양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평양의 집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평양시민에 한정된 것이고, 그 외 지방에서 올라온 돌격대들은 일을 잘하는 혁신자로 인정받아야 해당 지역에서 당에 입당하거나 좋은 직장을 배정받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인데요. 이래나 저래나 북한주민들에게는 고통만 늘어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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