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북한 인권'을 주제로 6년 만에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회의에서 북한이탈주민(탈북민) 김일혁씨가 북한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이탈주민으로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김일혁씨는 이날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증언했다.
이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미국이 인권문제를 기치로 내걸었고, 한국과 일본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이날 회의가 성사됐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이사국의 반대로 안건 상정을 위해 절차 투표를 거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공개적인 반대 의사 표시가 없어 북한 인권 문제 안건은 투표 없이 의제로 곧바로 채택됐다.
함경북도 출신인 김씨는 지난 201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며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 등을 해왔다.
김씨는 마무리 발언에서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랍니다”라며 북한 정권을 향해 호소하기도 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김씨 발언 후 “오늘 우리는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씨의 용감한 발언에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황준국 유엔대사는 탈북 청년들과 만남 경험을 얘기하며 국제사회가 미래 세대를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씨는 회의 뒤 많은 나라 대표로부터 격려를 받았다며 안보리 행사를 통해 큰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 · 장 · 식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