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俗談) 사전을 펼쳐봤다. 비슷한 뜻을 가진 짤막한 문장들에서 선대(先代)의 지혜를 발견한다.
“작은 틈만 있어도 배(船)는 가라앉는다”
“적은 물이 새면 큰 배(船)가 가라앉는다”
“큰 방축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그리고 이런 뜻풀이가 달려있다.
“아주 사소한 결함이라 하여 그것에 손을 대지 않으면 그것이 커져 전체를 망치게 되니, 그러한 후환이 없도록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이쯤 되면 현명하신 ‘읽는 이’들께서는 벌써 눈치를 채셨을 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무더기로 제기되고 있다. 자녀 병역 문제, 자녀 의대 편입 특혜 논란, 외유성 출장 의혹 등이 줄지어 나오면서...
‘국민의 눈높이’라는 말들이 오르내린다. 물론 ‘문주주의’(文主主義)의 가장 돋보이는 국정 철학인 ‘내로남불’은 자동으로 따라오게 된다. ‘아빠 찬스’... 그 조(趙)씨네 특기가 소환되고 있단다. 여기에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1지방선거 강원도지사후보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재선의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컷오프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마저 경쟁력 있는 후보를 경선도 없이 컷오프한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망측한 보도와 썰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미 저잣거리에서는 “그놈이 그놈이네!”란 비웃음이 퍼져나가고 있단다.
‘정권교체’의 명분과 구호였던 ‘공정(公正)과 상식(常識)’은 ‘공정(空正)과 식상(食傷)’으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특히, 이 나라 힘없는(?) ‘청춘’(靑春)들의 한탄과 분노가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진다.
오매불망(寤寐不忘)·갈민대우(渴民待雨) 끝에 이뤄낸 ‘정권교체’... 그 주역인 국민들의 실망(失望)이 쌓일 조짐이란다. 허탈감은 어찌 메꿀 것인가.
‘검수완박’(檢搜完剝)의 흑심(黑心)이 묻혀버릴 기세다. ‘적폐(赤弊)청산’ 명분의 퇴색(退色)·희석(稀釋)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해법(解法)은 간단하다.
40년 우정(友情)의 의리(義理)를 저버리지 않으면 된다. 친구를 위해 ‘판서(判書)의 꿈’을 접는 게 맞다. 하루 속히...
도백(道伯) 후보와 관련해서는 도민(道民)과 당원(黨員)의 뜻을 받드는 제대로 된 경쟁을 보장하면 말끔히 해소된다.
이어서 구석구석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 다른 틈새와 잡냄새가 있는 곳은 없는지...
선대(先代)의 지혜를 빌어 마무리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아니, 늦으면 ‘가래로도 못 막을 수’가 있다.
李 · 斧 <主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