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근대화를 생각한다 (이강호 지음 | 트루스포럼 펴냄)

- 좌파는 ‘진보’ 세력이 아니라 前近代로의 ‘퇴행’ 세력이다!

 

개발연대(開發年代)에 ‘근대화’는 가히 ‘국가적 신앙’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대학가에서 민족·민주를 전면에 내걸고 지식인 사회에서 구미(歐美)의 ‘포스트 모더니즘’을 수입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근대화’는 철 지난 얘기가 되고 말았다. 이와 함께 ‘근대화’를 내걸고 이룩했던 대한민국의 성취도 폄하되었다.

 

《월간조선》에 ‘이념과 정치’ ‘역사와 문명’을 연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문명사적 관점’에서 근대화를 부정하는 작금의 논의들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한다.

 

저자는 먼저 ‘중화주의(中華主義)’에 포획되어 있던 전근대(前近代) 조선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낙후되어 있었는지부터 고발한다. 조선에는 주판도, 서점도 없었다는 것은 조선이 경제적으로는 물론 지적으로도 얼마나 한심한 지경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어서 저자는 왜 서구는 근대화에 성공한 반면, 중국은 실패했는지를 살펴보면서 자유·민주·평등·공화와 같은 가치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러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근대화에 실패했던 구한말(舊韓末)에 대한 반성과 대한민국 건국 이후의 성취들에 대한 조명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근대정신의 계보는 이승만에서 박정희로 이어진다는 것을 논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근대와 전근대의 대결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근대로의 퇴행(退行)을 이끌고 있는 소위 진보 세력을 향해 ‘양심팔이, 정의팔이, 민주팔이’ ‘양반특권층 재현을 기도하는 무리들’ ‘거짓말 정치’라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근대화의 성취를 지키는 게 상식”이라면서 “상무(尙武)정신·기업가정신·자조정신이 다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서양의 역사와 정치철학을 넘나드는 논리는 치밀하고, 주장은 당당하며, 무엇보다도 술술 읽힌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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