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7번째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약 45분가량 통역 없이 영어로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영어로 "오늘 이 자리에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씨를 모셨습니다. 어디 계신 지 일어나주시겠습니까?" 말하자, 미국 의원들이 일어나 웨버씨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한국전쟁 당시 작전 장교(대위)로 참전해 1951년 2월 원주 북쪽 324고지에서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었고, 전역 후에는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위해 헌신한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은 70주년을 맞이한 한미 동맹의 상징적 인물이다.
연설에서는 웨버 대령을 비롯해 참전용사 출신인 의원들의 이름을 한명씩 소개했고, 맥아더 장군과 니미츠 제독도 거명하는 등 한미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영웅들이 두루 등장했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굴지의 국내 기업들과 한류 스타들의 이름이 의사당에 울려 퍼졌다.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는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또 다른 모범 협력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지아주의 현대차 공장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웃으며 조지아 지역구 의원석을 손으로 가리켰다. 조지아 지역구 의원 2명이 기립해 박수로 화답했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아이돌그룹인 'BTS'와 '블랙핑크'도 거론했다. 이 과정에서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며 "BTS가 저보다 백악관을 더 먼저 왔지만, 의회는 제가 먼저 왔다"고 농담을 던져 의원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번 연설은 70년 한미동맹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 동맹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했는 것으로서,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미 의원들과 일일이 인사하고 기념사진도 찍으며 회의장을 떠났다.
장 · 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