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民生)... 그 동상이몽(同床異夢)에 대하여

- 과연, 국민이 ‘먹고 사는’ 일 맞는지...
- 쉴 새 없이 떠들어대지만, 실상은?
- ‘협치’가 가능할 거라고 믿는가?
- 제대로 ‘민생’을 챙기는 길은?

 

 

  거의 대부분의 언론매체에 처절한 사진들이 실렸다. 지난 2019년 11월 오후 판문점에서 벌어진 사건을 찍은 것들이다.

  저잣거리에서는 ‘문주주의’(文主主義)의 진면목을 보는 듯하다고 수군거린다. 입에 게거품을 물었던 ‘사람이 먼저’는 과연 ‘어떤 사람’이 먼저였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저들이 그 ‘어떤 사람’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튼...

 

  다시 그 시절을? 상상조차 끔찍하지 않은가. 이런 와중에...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하루만에 재개했다...”

 

  바뀐 시절을 대표하는 일상의 하나였다. 그걸 잠정 중단한다고 하자, ‘문주주의자’(文主主義者)들은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다고 해도 궁시렁, 당분간 쉰다고 해도 비난... 늘 상, 거의 모든 일에 있어 온 관행이라고나 할까.

 

“여러 실언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은데 정제된 방식으로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것이 솔직할 것...”

 

  지방선거 참패 이후, ‘그 당’의 오물(汚物) 청소를 맡으셨다는 비데위원장의 말씀이었단다. 글쎄, 그리 진심 어린 걱정과 배려가 있었다면 달리 방법이 있었을 텐데...

  많이 배우신 학자·언론인 등등이 최근에 흔히 떠벌이는 ‘협치’(協治) 차원에서 ‘A4 용지 없는 대화(도어스테핑) 금지법’이라도 만들어 드리지 않고... 여의섬에서 쪽수로 뭐든지 할 수 있지 않던가. 그건 그렇다 치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계획에 대한 질문에 “내일(13일)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한다”면서 “거기서 기본 방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상황 대응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 경제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시 시작한 ‘도어스테핑’에서 짤막하게 주고 받았다고 한다. ‘돌림병 방역’과 ‘민생 경제’...여기에다가 ‘나라 지키기’까지 더해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위기’(危機)라고 한다. 서로 얽혀있다고 ‘복합’(複合)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쓴다.

  한마디로 이 나라 국민들의 ‘먹고 사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야당과도 스크럼을 짜야 할 판...”

  “자꾸 엇나가려는 야당을 끌어안는 리더십도 필요하고...”

 

  요즈음 언론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는 주문(注文)과 당부(當付)와 충고(忠告)다. 하지만, 말하기만큼 쉬울까? 가능성은 얼마나?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환경노동위원회를 ‘1지망 희망 상임위’로 지원한 의원들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유능한 민생정당’을 주창하고 나섰지만, 의원들이 노동과 관련한 민생 현안이 산적한 환노위보다는 지역구 현안과 연관된 국토교통위 등에 몰린 것으로...”

 

  찬찬히 따져보면, 이상한 일도 예상하지 못한 바도 아니지 싶다. 더구나 ‘민생’(民生)이란 말이 맞긴 하다. 단지 저들에게는 이 나라 국민들의 ‘먹고 사는’ 일과 거리가 너무 멀다는 사실이다.

 

  “민생!”, “유능한 민생정당!”

 

  입으로는 줄 창 지껄여댄다. 반면에, 과연 이 나라 국민들의 ‘먹고 사는’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저들이 환호할까? 누구 좋으라고? 더 이상의 군소리보다 직설적으로 접근하자.

 

  “이 나라 경제가,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폭망해야만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민주당이 사는 일’이 바로 ‘민생’(民生)이다!”

 

 

  그러니 여의섬에서 쪽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밖에야, 계속 ‘발목잡기’‘태클’은 당연히 따르게 되는 법이다.

  누군가는 거칠게 항변(抗辯)할지도 모른다. 지난 시절 그 ‘국민의 짐짝’들은 그러하지 않았느냐고...

  결코 부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저 판문점에서의 사진을 보노라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지 않던가. 저들의 ‘민생’(民生)과 그 사진을 겹쳐보시라. 그리고...

 

  지난 세기,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되는 역대급 명문(名文)이 있었다. 단순한 교육의 지표를 넘어 이 나라가 나아갈 총체적 방향과 실천을 제시한 ‘헌장’(憲章)이다. 지금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그 헌장에서 이런 구절을 읽는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

 

  그러나... 이 나라 중흥(中興)의 역사마저 폄하(貶下)·부정(否定)하는 무리이니, 그 ‘헌장’과 글귀가 눈과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그래서 시대에 맞게, 입맛에 맞게, 처지를 반영하여 다소 손질을 해 봤다. 저들의 ‘민생’(民生)에 상당히 근접하리라 확신하면서...

 

  “우리의 구태와 독선을 바탕으로 나라가 쇠퇴하며, 나라의 융성이 우리 당 몰락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를 다하여 힘을 모아서 국가 파괴에 앞장서고 국정을 훼방 놓는 더불어 정신을 드높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民生)에 대한 동상이몽(同床異夢) 속에서도 이 나라 국민이 제대로 ‘먹고 사는’ 길을 가야만 한다. 올바른 정치지도자들이라면 그 길을 넓혀야 하고, 그 길로 이끌어 가는 게 마땅한 도리 아니겠는가.

 

  ‘팔자(8)는 뒤집어도 팔자(8)’라고 하질 않나. 내일 아침에도 ‘도어스테핑’을 이어갈 분에게 주제 넘는 넋두리를 풀어놓는다. 늘 그랬듯이 들은풍월이다.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벌침을 두려워하고서야 어찌 꿀을 얻을 수 있겠는가.”

 

  李 ·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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