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마지막 날 곳곳서 '나발니 시위'

- 17일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투표소에 긴 줄

 

러시아 대통령 선거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낮 12시 곳곳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었던 이른바 '나발니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17일 정오에 맞춰 투표소에 나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표출하자고 촉구했었다.

 

나발니도 생전에 이같은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시위를 제안하면서 "이것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투표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가 되자 실제로 러시아 투표소 여러 곳에선 이 시위에 동참하려는 유권자로 보이는 긴 줄이 늘어섰다.

 

17일 정오 투표에 참여한 모스크바 시민 율리아(28) 씨는 한국 통신사인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많이 배치돼 있었지만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면서 "선거 관리원들이 빨리 투표하고 퇴장하라고 재촉해 서둘러 투표만 하고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 알렉산드라(24) 씨도 "나발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정오에 투표하러 갔다"며 "무서웠지만, 변화를 희망하고 그러한 변화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발니 동료들은 이날 유튜브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이르쿠츠크 등 러시아 극동과 시베리아 도시, 예카테린부르크 등 우랄 지역에서도 정오에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발니 시위’에 동참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정오에 대사관과 영사관 등 재외국민 투표소에 대거 몰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독일 베를린에서 정오 시위에 참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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