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러시아, 살인자가 버젓이 거리로

-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서을 한복판에 나타났다면..
- 피해자 가족들에게 2차 가해를 넘은 모욕의 극치

 

살인자에게 딸 아이를 잃은 부모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나타난 살해범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기사가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보도됐다.

 

“내가 미친 줄 알았어요. 믿을 수가 없어서 사진 속 남성을 계속 확대해보면서 쳐다보기만 했어요.”

 

지난 2021년 딸 베라를 잃고 고통속에 살았던 부모의 말이다. 베라는 한때 교제했던 남성 블라디슬라프 카뉴스에게 수 시간 동안 고문당하고 흉기에 찔려 사망했으며, 부모인 옥사나 페흐텔레바는 그 뒤로 살아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둠에 갇혀 살았다. 겨우 회복의 길에 들어서는가 싶었는데 최근 한 장의 사진이 다시 그를 무너뜨렸다.

 

문제의 사진 속에는 17년 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있어야 할 카뉴스가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장에 있었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군이 형량 거래로 감옥 속 죄인들을 전장에 투입하면서 이같은 폐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생전의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푸틴의 간청으로 용병들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기로 하였고, 부족한 병력동원을 위해 러시아 흉악범 교도소에서 6개월 복무후 사회에 복귀를 미끼로 모집에 나섰었다.

 

그런 프리고진이 원인불명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지만, 그가 차출한 살인자 용병들은 지금도 전쟁 현장인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거나, 참전 대가로 자유의 몸이 되어 모스크바 거리를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베라를 살해한 카뉴스도 수감된 이후, 전쟁터에 나서면 감형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담한 경우다. 러시아 인권 운동가들에 따르면 감형을 조건으로 전쟁에 참여한 러시아 죄수들은 1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야만의 시작이었다면, 살인자 용병의 존재는 야만의 끝판왕인 샘이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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