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웃겨 주셔서...

- 돌림병으로 우울증 증세 심해지는데
- 표정관리하며 내심 희희낙락하는 무리
- 코미디보다 더 웃기는 일들 벌어지고
- ‘주물럭 심판’ 선거, 자아~알 될까?

 

  뛔국산 돌림병이 이 나라에 들이닥친 이래 1년여가 지나고 있다. 이 나라 ‘국민’들은 왠지 모를 두려움과 짜증 섞인 나날을 지내고 있다. 더욱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여느 때보다 길게 느껴진 겨울... 봄은 목전이건만, 희망조차 가물가물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심 희희낙락하면서 표정관리를 계속해 온 무리가 있다. 돌림병은 거의 모든 삽질과 X볼 차기를 퉁쳐버리는 핑계거리가 되었다. 저 여의섬의 거대한 축사(畜舍)를 ‘문의(文意)의 전당’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우울하기만 하다. 웃음마저 잃어버렸다는 푸념이 돌아다닌다. 더군다나 TV를 틀어봤자 변변한 개그 프로그램 하나 찾기 힘들다. ‘공영방송’(空營放送)의 시청료는 또 올리겠다고 군불을 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문주주의’(文主主義)의 또 다른 위력을 새삼 실감하기에 이르렀다지 뭔가. 웃음마저도 ‘다수결’(多數決)로 만들어내는 재주를 듣고 보면서...

  봄을 맞아 꽃망울 터지듯, 마침내 ‘국민’들 입가에서도 웃음이 꿰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서 몇몇 장면을 들여다봤다.

 

 

[장면 #1]

 

“명칭은 ‘중대범죄수사청’, 그리고 그 소속은 법무부 산하로 의견을 모아 가고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도적, 기능적, 조직적으로 분리해 수사청 형태로 설치하는 것”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이날[2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청법과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다음 주부터 의원 총회 등을 거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이란 게 검찰을 쑥대밭으로, 그보다 아예 박살을 내는 거란다. 웃기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그 법을 주도한 양반네들이 불법을 저질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들 한다. 이래도 웃지 않겠다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자.

 

 

[장면 #2]

 

  강훈식, 김남국, 김성주, 김성환, 김승남, 김승원, 김용민, 김원이, 김홍걸, 민형배, 박완주, 서동용, 소병훈, 신정훈, 안민석, 위성곤, 유정주, 윤미향, 윤영덕, 윤영찬, 이규민, 이동주, 이수진, 이수진, 이용빈, 이용선, 이장섭, 이학영, 이해식, 임호선, 정춘숙, 조오섭, 진성준, 최강욱, 황운하

 

  눈과 귀에 익은 양반네들이 많다. 저분들이 입을 모아 짖어댔다고 한다. 명색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시다.

 

“지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방편으로서 한미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심지어 올해 당대회에서는 남북관계의 ‘근본적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면, 이 땅의 평화와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는 타령이시다. 글쎄, 그럴까?

  오히려 북녘 ‘최고 돈엄(豚嚴)’이 직접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니, 비위나 맞춰보자는 심뽀는 아닐까? 그 녀석이 손아귀에 쥐고 있는 핵미사일은 아랑곳할 바 아니라고 한다.

 

  ‘인민배우’(人民俳優)들, 그것도 코미디 배우들을 보는 듯하다는 수군거림이 들렸다. ‘삶은 소대가리’를 ‘앙천대소’(仰天大笑)하게 만들 줄 아는...

 

  정작 ‘삶은 소대가리’는 웃을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시큰둥하다고? 할 수 없이 다음 장면으로 가야 할까보다.

 

 

[장면 #3]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고,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들으니 가슴이 뛴다...”

 

  부산에 직접 가셔서 배를 타고 ‘가덕도’를 바라보며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이른바 당·정·청의 높으신 양반네들이 줄줄이 따라갔다고 했다. 거기에 왜 가셨는지 모르는 ‘국민’들이 있을까?

 

  서울과 부산에서 머지않아 ‘빈자리 채우기’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본질은 ‘주물럭 심판’ 선거인데, 갑자기 ‘그 당’에서 ‘가덕도’를 불러냈다고 한다. 하지만...

 

  “안개 짙어진 부산 민심… 野 우세속, 40% 육박 무응답층 변수”

 

  아무개 조간신문의 다음날 관련 기사에 달린 제목이었다. 그런데...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2월 2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부산 방문은 보궐선거와 무관하다’ 했다...”

 

  이제 좀 웃을만 하시다고? 그렇다면 내친김에 세계에서 102번째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꼴찌로 보는 장면으로 넘어가자.

 

[장면 #4]

 

“문 대통령은 김 씨에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라고 양해를 구했고 김 씨는 ‘영광입니다’라며 허락했다... 김 원장이 간호사에 ‘아프지 않게 놔달라’고 하자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의사 선생님인데’라며 웃기도 했다...”

 

  “역사적인 1호 접종”... 아무개 경제신문의 기사에 “희대의 코미디 명장면. 저길 왜가??”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웃다 지쳐서, 그만 울음이 터져나오려했다는 ‘국민’들도 여럿이었단다. 여기서 글을 줄이자.

 

  비단 네 장면뿐이겠는가 마는... 지난해 한가위 그 노청년(老靑年) 가수의 콘써트 이후부터 이 노래에 어째서 ‘국민’들이 열광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그나마 감사합니다. 봄의 문턱에서 때 맞춰 웃음(?)을 선사해 주셔서... ‘주물럭 심판’ 선거, 아주 자아~알 될 겁니다.

 

李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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