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열기 속 ‘나발니’ 장례식 거행

- 삼엄한 경비 속 수 천명 추모객들이 고인의 명복 빌어
- "다시 돌아오겠다(I will be back)", 터미네이터 음악 흘러

 

러시아의 자유민주투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한 지 2주 만인 1일(현지시간) 오후, 그의 장례식이 지지자 수천 명의 추모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되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그가 생전 살았던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위로하소서) 교회에서 엄수됐다.

 

외신은 삼엄한 경찰의 감시 속에서도 추모객들은 아침부터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 나발니의 장례식을 기다렸으며, 나발니의 관이 예정 시간인 오후 2시께 검은색 영구차에 실려 교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은 "나발니! 나발니!"를 연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러시아의 야권인사들인 보리스 나데즈딘과 예카테리나 둔초바 등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의 대사들도 현장에 참석했다. 러시아의 야권인사들은 다음 달 열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다가 좌절된 바 있다.

 

SNS등에 올라온 장례식 장면을 보면, 검은 정장을 입고 눈을 감은 채 관 속에 누운 나발니는 편안한 모습이었으며, 그의 가슴위로 붉은색과 흰색 꽃이 덮였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정교회 사제의 안내에 따라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나발니의 아버지 아나톨리도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이틀 전 유럽의회에서 연설한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 다리아 등 다른 가족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율리아 나발나야는 자신의 SNS 계정에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늘에 있는 당신이 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할께요"라는 글을 올렸다.

 

외신과 SNS 등에서는 나발니가 땅에 묻히기 전 아버지와 어머니가 몸을 굽혀 아들의 이마에 키스했으며, 나발니의 관은 프랭스 시내트라의 노래 '마이웨이' 음악을 배경으로 땅속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 나발니가 가장 좋아한 영화였던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용광로 속으로 사라지며 엄지를 치켜들고 "다시 돌아오겠다(I will be back)"고 말할 때 나온 음악도 흘렀다고 했다.

 

 

모든 장례절차가 끝난 뒤 나발니의 관은 다시 영구차에 실려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보리솝스코예 공동묘지로 향했고, 거리의 추모객들은 "나발니"를 외치며 함께 붉은 꽃을 들고 묘지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경찰이 쳐 놓은 철제 울타리가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외신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저항의 뜻을 보여주는 최대 규모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정했으며, 추모객들은 교회 주변이나 묘지로 향하는 길에서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 "푸틴 없는 러시아" 등 각종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유튜브 채널에서 "오늘 교회와 묘지에 오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더 힘든 시기와 더 큰 투쟁이 남아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25일 ‘대한민국 천주교 신앙·정의 수호 사도회(대천사)’ 소속 회원들이,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고 ‘작은 기도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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