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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학생운동 주역 쉬광 두 번째 출소

2026-05-23 17:31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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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단식 끝 수척해진 모습 공개…“양심수 건강권·신체 자유 보장해야”

독자 제공
독자 제공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당시 항저우 학생운동의 주요 참여자였던 중국 민주인사 쉬광이 4년 형기를 마치고 지난 5월 19일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 공개된 그의 모습은 체포 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수척해진 몸, 굽은 등,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워 보이는 상태가 알려지면서 중국 내외 인권단체와 민주화 인사들 사이에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쉬광은 중국 민주당 저장위원회 창립 멤버이자 1989년 항저우 학생운동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5월, 6·4 천안문 사건 기념일을 앞두고 피켓을 들고 관련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항저우 경찰에 연행됐다.

같은 달 31일 정식 체포된 뒤 ‘소란 행위죄’로 기소됐고, 항저우시 시후구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형기는 2026년 5월 19일까지였다.

출소 후 지인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쉬광은 2022년 체포 전 모습과 비교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체포 전 사진 속 그는 정상적인 체형에 눈빛도 또렷했지만, 출소 후에는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채 수척한 모습이었다.

일부 항저우 반체제 인사들은 “출소 당시 뼈가 앙상했다”며 “업계 사람들이 모두 큰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구금 기간 중 쉬광이 장기간 단식 농성을 벌였고, 교도소 측이 그를 강제로 침대에 묶은 뒤 비강 튜브를 통해 영양 공급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항저우 민주인사는 “교도소가 그가 사망할 것을 우려해 강제 급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3년 반가량은 비강 영양 공급에 의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민주당 저장위원회 측도 쉬광이 구금 이후 오랫동안 단식 농성을 이어갔으며, 한때 코로 삽입한 관을 통해 생명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인권 관련 소식에 따르면 2024년 11월 무렵 쉬광의 체중은 한때 80근, 즉 약 40kg 안팎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수감 생활의 고통을 넘어 정치범에 대한 가혹한 처우와 건강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가족과 변호사의 면회가 장기간 제한됐다는 점도 논란이다. 쉬광 사건을 지켜본 한 민주 인사는 “그가 감옥에 있을 때 변호사와 가족의 면회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이제 등도 굽고 걷는 것조차 힘든 상태라고 들었다. 체포 전 건강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지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쉬광은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 인사들이 그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한 항저우 반체제 인사는 “국보, 즉 국내안전보위 당국이 우리가 그를 보러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출소가 곧 신체의 자유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거주 이전과 면담, 치료 접근권이 실제로 보장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쉬광은 1986년부터 1990년까지 항저우대학교 생물학과에 재학했으며, 1989년 학생운동에 참여한 이후 중국 민주화운동의 한 축으로 활동해 왔다. 1998년에는 중국 민주당 저장위원회 설립 준비에 참여했고, 1999년 ‘국가 전복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 출소 후에도 민주, 인권, 권리 보호 활동을 계속했다.

이후에도 그는 여러 차례 행정구류와 형사구류를 당했다. 2014년에는 인터넷 메신저 QQ에서 중국 민주당 관련 대화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가정권 전복죄’ 혐의로 형사구류됐다가 석방됐다.

2018년에는 해외 인사들이 시작한 ‘노동절 전 국민 공명’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항저우 경찰에 의해 일주일간 구금됐고, 당시에도 단식 농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쉬광의 누적 복역 기간은 9년을 넘는다. 중국 민주당 저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그는 수차례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저장성 민주당원들과 함께 조직 활동을 유지해 왔다.

왕룽칭 사망 이후, 뤼겅쑹과 천수칭 등 여러 민주 인사들이 잇따라 투옥되고 출소하는 동안에도 쉬광은 중국 민주당 관련 활동과 권리 보호 운동을 이어갔다.

이번 출소는 한 개인의 석방 소식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당국이 민주화운동 참여자와 정치적 반대자들을 어떻게 장기간 관리하고 통제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소란 행위죄’는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들을 처벌하는 데 자주 활용해 온 포괄적 혐의다. 정치적 표현과 공개적 기억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방식은 결국 천안문 사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두려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드러낸다.

특히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은 중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 중 하나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공식적 토론과 추모, 평가가 금지되어 있다. 6월 4일을 기억하려는 시민의 행동은 곧바로 감시와 구금, 처벌의 대상이 된다. 쉬광이 2022년 체포된 것도 바로 이 기억의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항저우의 한 반체제 인사는 “쉬광처럼 장기간 단식하고 엄격한 감시 속에 있었던 사람들은 출소 후에도 외부가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며 “국제 인권기구가 쉬광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본토 정치 사건 수감자들의 실제 처우와 건강 상태를 외부에서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출소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쉬광의 수척한 출소 모습은 중국 정치범 문제의 핵심을 다시 묻고 있다. 형기를 마쳤다면 그는 자유로운 시민이어야 한다. 그러나 가족 면회 제한, 변호인 접견 제한, 장기 단식과 강제 영양 공급, 출소 후 면담 통제 의혹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사법 절차가 아니라 정치적 통제의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는 쉬광의 건강 회복과 신체의 자유 보장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중국 당국 역시 그가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가족과 친구, 외부 인사와의 자유로운 접촉을 허용해야 한다.

천안문을 기억했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말했기 때문에, 한 인간이 반복적으로 감옥에 갇히고 건강을 잃어야 한다면 그것은 중국 인권 현실의 비극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쉬광의 출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감시의 시작이어야 한다. 그의 건강이 회복되는지, 실제 자유가 보장되는지, 그리고 중국의 정치범들이 더 이상 침묵 속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국제적 관심이 절실하다.

천안문 37주년을 앞둔 지금, 쉬광의 마른 몸은 중국 민주화운동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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