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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매일 100t 다시마 수확”

2026-06-18 21:10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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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포시바다가양식사업소의 다시마 수확 실적 선전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매체가 신포시바다가양식사업소의 다시마 수확 실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매일 100여t의 다시마가 수확되고 있으며, 이는 “지방경제 발전”과 “노동당 정책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식량난과 지방경제 침체, 주민 생활고라는 북한 현실을 가린 채 특정 사업장의 성과만을 과장하는 전형적인 선전 보도에 가깝다.

북한 매체는 신포시바다가양식사업소가 “바다가양식업의 본보기”로 일떠섰고, 준공 이후 두 번째 다시마 수확철을 맞아 풍요한 작황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이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사업소의 역할을 독려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다시마 생산을 김정은의 치적과 연결했다.

문제는 이 보도에서 다시마가 실제 주민 생활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매일 100t이라는 수치가 제시됐지만, 생산된 다시마가 어디로 공급되는지, 주민들이 얼마나 혜택을 받는지, 가격 안정이나 식생활 개선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생산량 숫자는 있지만 주민의 식탁은 보이지 않는 셈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바다를 낀 곳에서는 바다를,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이용하라”는 식의 구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지방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구호가 아니라 시장 접근성, 물류 체계, 가공·저장 설비, 주민 구매력,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정 사업소에서 다시마를 많이 수확했다는 사실만으로 지방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보도는 북한식 경제 운영의 한계를 드러낸다. 다시마 재배 과정에서도 “임무분담”, “경험교환운동”, “기술규정”, “보여주기사업” 같은 표현이 반복된다. 이는 생산 현장이 경제 효율성보다 정치적 동원과 충성 경쟁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화와 선진기술을 말하면서도, 정작 보도의 중심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당 정책 관철과 김정은 지시 이행에 맞춰져 있다.

특히 “현지에 달려온 시안의 녀맹원들이 다시마가공에 열정을 바치고 있다”는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매체는 이를 헌신과 열성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주민과 여성단체를 생산 현장에 동원하는 관행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방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각종 사회단체와 주민 노동력이 동원되는 구조라면, 그것은 자발적 경제활동이라기보다 또 하나의 노력 동원에 가깝다.

신포시바다가양식사업소의 다시마 수확은 그 자체로는 지역 수산업의 한 성과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매체가 이를 곧바로 “당 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으로 연결하는 순간, 경제 보도는 객관적 성과 분석이 아니라 체제 선전으로 변질된다.

주민 생활의 실질적 개선 여부를 검증하지 않은 채 모든 생산 실적을 최고지도자의 은덕과 당의 승리로 포장하는 방식은 북한 경제 선전의 오래된 문법이다.

진정한 지방경제 발전은 몇몇 본보기 사업장의 수확량 발표로 입증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먹고, 사고, 팔고, 일한 만큼 보상받으며, 지역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보도는 여전히 주민의 삶보다 지도자의 현지지도와 당 정책의 우월성을 앞세운다.

결국 “흐뭇한 다시마작황”이라는 표현은 북한 당국에는 선전 문구일지 몰라도, 주민들에게는 별개의 문제다. 매일 100t의 다시마가 수확된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더 큰 찬양이 아니라 더 분명한 질문이다.

그 다시마는 누구의 식탁에 오르는가. 그 수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그리고 그 생산 현장의 노동은 과연 자발적이고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한, 신포 앞바다의 다시마 풍년은 북한 주민의 풍요가 아니라 체제 선전의 또 다른 소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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