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가 경공업성 경공업제품견본관 피복제작소에서 생산한 여자편직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선전했다.
신보는 해당 제품들이 “현대미와 활동상 편리”를 중시했으며, 전시회에서 수상한 성과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북한 주민 다수의 실제 생활 형편과는 동떨어진 전형적인 체제 선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보도에서 편직옷의 색상과 형태, 무늬, 품질을 강조하며 “조선 여성들의 몸매와 기호에 맞게” 제작됐다고 소개했다. 또 여러 피복전시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을 내세워 경공업 부문의 발전상을 부각하려 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공업 선전은 대체로 일부 시범 단위나 전시용 제품을 전체 주민 생활의 향상처럼 포장하는 방식으로 반복돼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제품들이 실제로 일반 주민들에게 얼마나 공급되고 있는지, 또 주민들이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의 호평”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생산량, 유통 경로, 가격, 소비자 접근성은 빠져 있다. 결국 주민 생활 개선을 입증할 핵심 자료 없이, 전시회 수상 실적과 미적 표현만 나열한 셈이다.
특히 북한은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지역 간 생활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도 의류·화장품·식품 등 일부 경공업 제품을 내세워 ‘문명한 생활’ 이미지를 선전해 왔다. 그러나 평양과 일부 특권층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제품을 일반 주민 전체의 생활 향상처럼 보여주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전용 편직옷이 아니라 안정적인 식량 공급, 생필품 유통, 자유로운 경제활동,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권 보장이다.
북한 당국은 “여성들의 아름다움”과 “현대미”를 강조했지만, 정작 북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은 훨씬 무겁다. 장마당 생계 부담, 가사와 노동의 이중고, 당국의 통제와 동원, 이동과 직업 선택의 제약 속에서 북한 여성들은 체제가 선전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용 편직옷의 인기를 강조하는 보도는 주민의 삶을 개선했다기보다 체제의 치장에 가까운 선전으로 읽힌다.
또한 경공업성 산하 견본관의 피복제작소라는 생산 주체 자체도 한계를 보여준다. ‘견본관’은 말 그대로 모범 제품과 전시용 생산을 담당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이 전시회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곧 전국적인 의류 공급 능력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보가 정말 주민 생활 향상을 말하려면, 전국 각지 상점에서 같은 품질의 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결국 이번 보도는 북한식 선전의 익숙한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부 단위의 성과를 확대 포장하고, 수상 경력과 미적 표현을 앞세우며, 주민의 실제 구매력과 생활난은 언급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현대미’를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폐쇄경제와 배급 불안, 주민 통제, 특권층 중심 소비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경공업 발전을 말하려면 전시회용 제품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에서 입고 먹고 생활하는 기본 물자의 공급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몇 벌의 편직옷으로 체제의 성과를 포장하는 선전은 민생난을 가릴 수 없다.
주민 생활을 치장하는 말보다 필요한 것은 주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자유와 공급, 그리고 경제 정상화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