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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511] 오늘날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이 전 세계에 전하는 증언

2026-11-03 08:14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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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로열 Robert Royal is president of the Faith & Reason Institute in Washington, D.C., and author of Martyrs of the Third Millenium: The Global Persecution of Christians in the Twenty-First Century. 신앙과 이성 연구소 소장


불과 일주일 사이에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학살이 일어났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요르단에서는 성 게오르기오 정교회 성당의 장례 행렬 도중 그리스도인 아홉 명이 살해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두 건의 별개 사건으로 그리스도인 예순 명이 살해되었다. 무장 괴한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그리스도인들을 찾아내 죽였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집 스무 채를 불태웠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같은 주요 언론이 짤막한 기사를 싣기는 했다.

이들 언론은 당국이 시리아의 극단주의 단체들과 연계된 것으로 본 요르단 공격의 무장 세력에 관해서, 또 에티오피아에서 학살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갈등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공격 대상으로 선택된 이들을 보면 종교적 동기가 분명해 보이는데도, 이들 언론을 비롯한 다른 매체들은 두 사건의 그러한 동기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 사건들을 중동과 아프리카, 나아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유사 사건과 연결하여 살펴보려는 노력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이러한 연관성을 살펴보고, 현대의 그리스도교 순교라고밖에는 부를 수 없는 현실에 대응하려 애쓰는 단체가 있다. 바로 ‘고통받는 교회 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ACN)이다. 이 단체는 최근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가해진 폭력을 다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문제를 꾸준히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그 결과가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너무 적기에, 이 보고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퓨 리서치 센터와 같은 기관의 자료와 ACN 자체 현장 관계자들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약 2억 2천만 명의 그리스도인이 박해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언어폭력에서 살해에 이르는 괴롭힘을 당한 나라는 2021년 160개국에서 2023년 165개국으로 늘어났다.

제네바 주재 유엔 교황청 상주 옵서버인 에토레 발레스트레로 대주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신체적 폭력, 예속, 부당한 구금, 재산 몰수, 노예화, 강제 추방, 심지어 살해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ACN 보고서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겪는 여러 박해 유형을 대표하는 열여덟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가해 세력은 대략 범죄 조직, 전체주의 정권, 이슬람주의 운동이라는 세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이 범주들이 서로 완전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니카라과는 범죄 조직과 명목상의 공산주의 정권이 결합한 일종의 혼합 형태를 보여 준다.

1980년대부터 집권과 실권을 거듭하며 니카라과 국민을 괴롭혀 온 오르테가 일가는 일종의 국가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반그리스도교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으며, 일가 구성원들은 정부의 여러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들의 실정에 맞서는 유일한 실질적 반대 세력이었으며, 그로 인해 고통받아 왔다.

올해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오르테가 정권이 “종교 지도자와 신자들을 체포·투옥·추방하고, 종교 단체의 법적 지위를 자의적으로 취소하며, 예배하는 이들을 괴롭히고 위협할 권력을 공고히 함으로써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FoRB)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을 지속해 왔다.”라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그 결과 사제 약 140명, 수녀 90명, 신학생과 그 밖의 수도자 수십 명이 강제로 망명길에 올랐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로마로 향했다. 니카라과 주교회의 의장인 카를로스 엔리케 에레라 주교는 지방 당국의 고의적인 미사 방해에 항의한 뒤, 2024년 과테말라로 추방되었다. 오르테가 일가의 부패한 폭정은 다른 주교들을 투옥하고, 성직자들을 위협하고, 자선 단체들을 폐쇄했으며, 사제들의 병원 방문을 금지했다. 부활절 행렬마저 금지되었고, 네 교구에서는 사제 서품식과 부제 서품식도 금지되었다.

이러한 조치의 구실은 흔히 ‘조국의 반역자들’을 제어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교회가 정권의 권력 남용에 대한 저항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교회 돕기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의 여러 어려움, 특히 철의 장막 뒤에 있는 교회가 처한 곤경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이 단체가 그 수십 년 동안 맞서야 했던 형태의 전체주의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보고서는 구시대적 공산주의 탄압이 계속되는 세 곳, 곧 북한과 중국, 베트남을 살펴본다.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 국가 가운데 하나로 꾸준히 꼽히며, 종교를 믿는 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는 단연 최악으로 평가된다. 탄압이 너무나 극심하여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 것조차 어렵다. 다만 탈출에 성공한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흘러나온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감옥 안의 참상을 보여 준다.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은 “제국주의 세력의 협력자이자 민족과 혁명의 적”으로 간주된다. 또한 수감자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종교인들은 전반적으로 가혹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적용을 받는다. 한국 전쟁 이전에는 오늘날 북한에 해당하는 지역에 교회가 약 3천 곳 있었다. 이 교회들은 모두 탄압으로 사라졌다.

중국과 베트남은 좀 더 교묘한 방식을 취한다. 특히 중국은 문화 대혁명 당시 자행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학살로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신중을 기한다. 그러나 가톨릭 주교 적어도 열 명이 구금되거나 ‘실종’되거나 강제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는 교황청과의 ‘비밀 합의’ 아래에서, 이론상으로는 주교 임명과 그 밖의 사안에 관해 로마와 베이징이 협력하기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참담하다.

여기서 ‘비밀’이란 그 합의가 존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중 승인되었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권이 일방적으로 주교를 임명했으며, 교황청의 참여 없이 교구들이 재편되었다. ‘지하’, 곧 로마에 충실하며 독립성을 지키는 교회의 주교들과 사제들은 교황청으로부터 중국의 공식 가톨릭교회인 중국천주교애국회에 협력하라는 권고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는 자멸에 협력하는 일로 보인다.

우리는 시진핑 주석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중국의 모든 종교 집단이 ‘중국화’되고 있음을 안다. 이는 단순히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도록 한다는 뜻이 아니라, 외부에 대한 모든 충성 관계를 끊고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복종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재위 중 지적했듯이,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는 교회론적으로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일이다. 로마와의 일치 없이는 참된 가톨릭교회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침해적인 통제 체제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종교 지도자와 공동체 구성원들은 괴롭힘, 벌금, 구금, 정치적 재교육, 강제 노동, 투옥, 강제 실종, 고문, 그 밖의 학대를 당한다.” 악명 높은 한 사례로, 가톨릭 신자인 기업가이자 민주주의 옹호자인 지미 라이는 조작된 혐의로 2020년부터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공산주의의 전형적인 수법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공산주의는 종교가 또 다른 가치의 원천이라는 이유로 언제나 종교를 탄압한다. 전체주의 정권은 그러한 가치의 원천을 용납하지 못한다.

반그리스도교 박해의 세 번째 근원은 9·11 이후 세계적으로 두드러졌지만, 그전부터 수십 년 동안 수면 아래에서 끓어오르고 있었다. 인도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작가 생활의 상당 기간을 영국과 미국에서 보내며 활동한 소설가 살만 루슈디는 1988년 소설 『악마의 시』를 출간한 뒤 국제적으로 큰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인 이 작품은 무함마드를 이교의 신들을 찬양하는, 사탄에게서 영감을 받은 구절들을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철회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루슈디의 살해를 허용하는 파트와를 내렸고, 루슈디는 수년간 영국 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숨어 지내야 했다. 이 소설은 약 스무 나라에서 금서가 되었고, 루슈디 개인과 그의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들을 향한 위협이 이어졌으며, 이슬람에 대한 그의 모욕에 보복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곳에서 테러 공격이 자행되었다. 그에 대한 적의는 너무나 커서, 34년이 지난 2022년에도 그는 뉴욕에서 그 파트와를 실행에 옮긴 한 무슬림에게 흉기로 공격당해 한쪽 눈을 잃었다.

2006년 루슈디와 다른 이들은 한 선언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파시즘과 나치즘, 스탈린주의를 극복한 세계는 이제 새로운 전체주의적 세계 위협, 곧 이슬람주의에 직면해 있다.”

ACN 보고서가 조사한 열여덟 나라 가운데 대략 절반은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이며, 열한 나라에서는 이슬람주의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된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의 종교 탄압을 다룬 다른 신뢰할 만한 조사들도 이것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예를 들어 오픈도어즈는 북한 다음으로 탄압이 심한 나라들을 순서대로 소말리아, 예멘, 수단, 에리트레아, 시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리비아, 이란으로 꼽는다. 그리고 이 비통한 명단은 계속 이어진다.

이슬람주의의 위협 가운데 중동에서 비롯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시리아와 이란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 지역의 가장 극악한 운동 세력인 이슬람국가(ISIS)와 그 연계 세력들은 2019년 무렵에는 대체로 패퇴했다. 그러나 이슬람주의 이념은 억제되지 않았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그리고 그보다 작은 규모로나마 동남아시아로 옮겨 갔다.

나이지리아는 이러한 사태를 가장 뚜렷이 보여 주는 사례가 되었다. 오픈도어즈는 2023년 나이지리아에서 살해된 그리스도인이 4천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여러 교파에 속한 그리스도인 약 1만 7천 명과 온건한 무슬림 수천 명이 보코하람, 풀라니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 등에 속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되었다. 풀라니 무장 세력은 과거에는 주로 그리스도인들과 토지 분쟁에 연루된 무슬림 ‘목축민들’이었다.

더 긴 기간인 2009년부터 2021년까지를 보면, 나이지리아의 감시 단체인 국제시민자유·법치협회는 그리스도인 4만 3천 명 피살, 그리스도인 1만 8,500명 ‘실종’, 교회 1만 7,500곳 피습, 그리스도교 학교 2천 곳 파괴를 비롯한 수많은 피해를 기록했다.

평소 그리스도인들을 겨냥한 공격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언론 매체들조차 나이지리아에서 되풀이되는 그리스도인 학살,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납치, 사제 살해, 또 다른 이들을 붙잡아 몸값을 요구하는 사건들에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심이 충분히 깊지 않다고 여겨지는 나이지리아의 무슬림들조차 자신들과 같은 종교를 믿는 더 급진적인 이들의 희생자가 되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그 숱한 유혈 폭력의 상당 부분에 종교적 동기가 있다는 점에 대한 모든 의심은 사라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많은 외부 관찰자들, 때로는 교황청 자체마저 종교적 측면을 축소하려 하면서, 갈등의 원인을 경제적 요인이나 심지어 ‘기후 변화’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다른 여러 아프리카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모든 일은 가해자들 자신이 주장하듯 이슬람 칼리파국을 재건하려는 목적에 이바지해 왔다.

ACN 보고서가 우리 시대의 이러한 불행한 양상들과 그 밖의 현실을 기록한 것은, 그리스도인들만을 유독 피해자로 그리려는 편파적 시도에서가 아니다. 보고서는 종교가 정부에 거슬리는 존재라는 이유로 다른 많은 신앙을 지닌 이들 역시 공격받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중국의 불교 신자들과 위구르인들이 그 예이다. 또한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모두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충돌하듯, 다른 종교들 사이에서도 충돌이 일어난다는 점을 밝힌다.

그러나 ACN이 정당하게 말하듯, 지난 2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어떤 집단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괴롭힘을 당했으며, 종교 집단에 대한 괴롭힘이 이미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가운데 그리스도인들과 다른 신앙 집단들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로써 반드시 해야 할 두 가지 일이 분명해진다. 첫째,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은 관심을 기울여,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계속 가해지는 폭력에 관해 더욱 정확히 알아야 한다. 둘째, 우리 모두는 국가적·국제적·문화적 차원에서,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든,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그 폭력에 맞서 행동할 의무가 있다.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 시대의 거대한 악 가운데 하나를 수동적으로 조장하는 이들이 되고 만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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