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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인도 울고 갈 민간독재

2026-09-23 06:5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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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부마저 길들이려 하는 제왕적 권력

조희대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한 이유가 무엇인가. 대통령과 국회라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최고법원의 구성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삼권분립을 헌법적 원칙으로 삼는 나라인지 묻게 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대법관 후보가 어떤 판사 모임에 속했는지, 어떤 성향으로 분류되는지가 인선 논쟁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법연구회 출신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퇴임한 이흥구 대법관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친정부 성향 법관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 대법관조차 최근 사법 관련 입법 과정에 대해 법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대법관의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은 ‘우리 편인가 아닌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 자신과 가까운 성향의 판사를 선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관 후보가 제청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을 압박한다면, 그 순간 사법부는 독립된 헌법기관이 아니라 정치권력이 원하는 판결을 생산하는 기관으로 전락할 위험에 놓인다.

더구나 민주주의와 민주화를 오랫동안 강조해 온 정치세력이라면 권력분립의 원칙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선거에서 승리한 세력이 모든 국가기관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을 얻은 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데 있다. 대통령의 권한도 제한되고, 국회의 권한도 제한되며,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자신들이 하면 ‘사법개혁’이고 상대가 하면 ‘사법장악’이라는 이중잣대로는 민주주의를 말할 수 없다.

특히 대법원장을 향해 정치권이 집단적으로 사퇴와 탄핵을 거론하면서 특정 후보의 재제청을 요구하는 모습은 전무후무한 독재적 행태다.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고 국회에 동의권이 있는 것처럼, 대법원장에게도 헌법이 정한 제청권이 있다.

서로의 권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 기관을 굴복시키려 한다면 삼권분립은 종이 위의 문장으로만 남게 된다.

정부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는 법원을 원하는 순간 사법 정의는 무너진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판사를 공격하고, 대법관 인선 때마다 정치적 성향을 따지고, 대법원장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나라에서 국민이 어떻게 재판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민주화 경력은 권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면허증이 아니다. 과거 민주주의를 외쳤다는 사실이 오늘의 권력 행사를 자동으로 정당화해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민주화를 말해 온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불편한 제도와 권한까지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권력을 세 갈래로 나눈 이유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 사법부마저 정치권의 전리품이 되는 순간, 피해자는 어느 정당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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