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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가 로창바다가양식사업소의 생산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지난 3년간 바다가양식 면적을 2배로 늘리고 정보당 생산량도 2배 이상 끌어올렸으며, 해마다 생산계획을 초과 수행했다는 내용이다. 매체는 그 비결로 “대중의 정신력 발동”과 “과학기술의 활용”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보도는 북한식 경제 선전의 전형적인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현장의 어려움과 제도적 한계는 감추고, 간부의 헌신과 노동자들의 정신력만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바다양식의 성과를 말하면서도 정작 주민들의 식탁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수산물 공급이 얼마나 안정되었는지, 노동자들의 처우와 안전은 어떻게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보도에 따르면 사업소는 수만 개의 떼와 모줄, 20여 정보의 양식장에 필요한 자재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는 겉으로는 자력갱생의 미담처럼 포장되지만, 뒤집어 보면 국가 차원의 정상적인 자재 공급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현장 간부와 노동자들이 “발이 닳도록 뛰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체계적인 산업 운영이라기보다 부족과 결핍을 개인의 희생으로 메우는 방식에 가깝다.
또한 운반 작업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자 자체적으로 자행운반차와 탈각기를 만들었다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노동력을 줄이고 작업 시간을 단축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기본적인 장비조차 현장이 자체적으로 고안해 해결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현대적 수산업이라면 기계화와 자동화, 안전 설비, 냉장·가공·유통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북한 매체는 “창안 제작”을 성과로 내세우지만, 그것은 동시에 산업 기반의 낙후성을 드러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모든 성과가 다시 “당정책 결사관철”과 “대중의 정신력”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을 말하지만, 과학기술의 독립성과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구호가 앞선다. 노동자의 창의성과 기술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그들이 충분한 보상과 자율성을 누리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결국 개인의 능력과 현장의 고생은 체제 선전의 재료로 소비될 뿐이다.
바다양식은 주민 식생활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분야다. 그러나 이를 진정한 성과로 평가하려면 몇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 생산량 증대가 실제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가. 노동자들의 임금과 작업환경은 나아졌는가. 양식장 확대가 생태계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관리되고 있는가. 생산물은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유통되는가. 북한 보도는 이런 핵심 질문에는 침묵한 채, 간부의 이신작칙과 노동자들의 투쟁기풍만을 반복한다.
북한 경제 보도의 본질적 한계는 여기에 있다.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어려움을 정신력으로 돌파했다는 식의 서사만 내세운다. 이는 성과를 과장하고 실패의 원인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다. 현장이 열악하면 더 헌신하라고 하고, 장비가 부족하면 자체로 만들라고 하며, 공급망이 무너지면 정신력을 발동하라고 한다.
로창바다가양식사업소의 사례는 북한 주민과 노동자들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생존과 생산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의 노력이 왜 늘 정치 선전의 언어로만 소비되는지도 보여준다. 진정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정상적인 산업 투자이고, 정신력 동원이 아니라 노동의 권리와 생활의 개선이다.
북한 당국이 정말로 바다양식의 발전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주민들이 그 성과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생산계획 초과 달성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식탁이며, 간부의 미담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삶이다.
정신력만으로 경제를 지탱하려는 시대착오적 방식으로는 북한의 식량난도, 민생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