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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대] 국군포로의 죽음 앞에서, 더 이상 차별은 없어야

2026-05-17 09:4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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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환자도, 유해 귀환자도, 북녘에서 숨진 이도 모두 대한민국 국군이다.

자료 사진
전쟁기념관 국군포로 전시실 오픈식에 참석한 귀환 국군포로 모습 - 자료 사진

귀환 국군포로 한 분의 부고가 전해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제 대한민국에 생존해 있는 귀환 국군포로가 다섯 분뿐이라는 사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너무 오랫동안 외면해 온 역사적 채무의 마지막 잔광이며, 대한민국이 끝내 다 갚지 못한 약속의 무게다.

국군포로 문제는 전쟁사의 한 대목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자기 군인을 어디까지 기억하고 책임지는가를 묻는 국가 정체성의 문제다. 그들은 조국의 명령을 받고 전장에 나갔다. 그러나 전쟁이 멈춘 뒤에도 돌아오지 못했다. 포로가 되었고, 강제노역과 감시와 차별 속에 살아야 했으며, 많은 이들은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북녘에서 생을 마쳤다.

일부는 노구를 이끌고 탈북해 대한민국으로 돌아왔고, 일부는 유족이 유해라도 모셔 왔으며, 또 다른 이들은 이름과 원혼만 남긴 채 가족의 가슴속에 묻혀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이 비극을 온전히 하나의 국가책임으로 품지 못하고 있다. 생존해 귀환한 국군포로, 북한에서 사망한 뒤 유해가 확인된 국군포로, 유해조차 모시지 못한 국군포로와 그 유족에 대한 처우가 제각각이다. 행정상 구분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예우의 본질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귀환 방식이 달랐다고 해서 충성의 무게가 달라지는가. 유해가 있다고 해서 희생이 더 크고, 유해가 없다고 해서 고통이 덜한가. 살아 돌아온 이는 살아남았기에 고통스러웠고, 돌아오지 못한 이는 끝내 국가의 품에 안기지 못했기에 비극적이었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유족들의 세월이다. 국군포로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안고 살았다. 어떤 이는 북한에서 ‘포로의 가족’이라는 낙인 속에 살았고, 어떤 이는 아버지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평생을 기다렸다.

대한민국에 와서도 그들은 종종 제도의 문턱 앞에서 다시 상처를 입었다. “귀환했는가”, “유해가 있는가”, “확인 서류가 있는가”라는 기준이 그들의 삶을 가른다. 그러나 그들이 겪은 고통의 본질은 같다. 아버지가 대한민국 군인으로 부름을 받았으나 돌아오지 못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책임을 국가가 충분히 감당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국가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국군포로로 인정된 당사자와 그 유족에 대해서는 생환 여부, 유해 귀환 여부, 사망 장소와 방식에 따라 예우의 본질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

귀환 국군포로와 적지에서 사망한 국군포로, 유해로 돌아온 국군포로, 그리고 그 남은 가족들은 모두 같은 국가적 비극의 당사자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가 아니라 명예 회복이며, 보상이 아니라 국가의 공식적 책임 인정이다.

첫째, 국군포로와 유족에 대한 법적 처우를 통합적 관점에서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의 제도는 너무 행정적이고 분절적이다. 생존 귀환자 중심, 유해 확인 중심, 국내 거주 유족 중심의 협소한 틀을 넘어, 국군포로로 인정된 모든 사례와 그 직계 유족에 대해 동등한 명예와 실질적 지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 국가 차원의 공식 추모와 기록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귀환 국군포로가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역사 하나를 잃고 있다. 이들의 증언과 유족들의 기억을 국가기록으로 남기고, 교육과 추모의 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군포로 문제는 일부 가족의 사연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 수호사의 가장 아픈 장면이다.

셋째, 유족 지원은 국내에 거주하는 일부 가족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 남겨진 가족, 제3국을 거쳐 온 가족, 법적 입증이 어려운 가족들까지 포괄할 수 있는 별도의 심사와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전쟁과 분단의 비극 속에서 서류가 완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가는 그 불완전함을 이유로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

대한민국은 국군포로들과 그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 살아 돌아온 분들에게도, 끝내 돌아오지 못한 분들에게, 아버지의 원혼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에게도 빚을 졌다. 생존해 계시는분들이 다섯 분밖에 남지 않은 지금이야말로 국가가 마지막으로라도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다.

국군포로는 잊힌 군인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끝까지 불러야 할 이름이다. 생환했든, 북녘에서 숨졌든, 유해로 돌아왔든, 아직 돌아오지 못했든, 그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은 모두 대한민국이 위로하고 책임져야 할 유족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동시에 우리는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과연 이분들의 죽음 앞에 떳떳한가. 이제라도 국가는 답해야 한다. 국군포로와 그 유족에게는 차별 없는 예우가 필요하다. 그것이 국가의 도리이고, 자유대한민국이 자신의 군인을 기억하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리베르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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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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