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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또다시 화려한 ‘국가 의전 쇼’를 연출했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김정은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세계에서 가장 장기 집권 독재자로 꼽히는 두 인물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월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벨라루스 대통령을 환영하는 성대한 의식이 진행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장면 뒤에는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 매체는 명예위병대 사열, 군악대 연주, 21발 예포까지 동원된 환영식을 “국가적 환대”로 포장했다. 평양 시민과 학생들까지 동원된 이 행사는 전형적인 체제 선전 방식의 반복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은 북한 주민들의 실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식량난과 인권 탄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의전 행사는 체제의 ‘정상성’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연출에 불과하다.
특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기보다 조직적으로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환영식은 축제가 아니라 통제된 연극에 가깝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는 3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전체주의 지도자로, 선거 조작과 야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왔다.
이런 인물이 김정은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들과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 연대’의 강화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두 체제가 서로를 통해 외교적 정당성을 보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북한은 이를 “정상 외교”로 포장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이번 방문은 북한이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교류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협력 대신, 유사한 권위주의 체제와의 연대를 선택한 결과다.
결국 화려한 의전은 외교적 성과가 아니라 고립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김일성광장에서 펼쳐진 환영식은 겉으로는 성대한 국가 행사였지만, 그 본질은 체제 선전과 권력 과시에 머물러 있다.
진정한 외교는 군악대와 예포가 아니라, 국민의 삶과 자유를 개선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그와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독재자들의 악수는 잠시 화려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국제적 신뢰나 정당성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