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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른 방식.. 같은 의도..

2026-10-26 08:07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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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북송과 북한군 포로 대응, 방식은 달라도 메시지는 같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자유를 찾아 나선 사람에게 가장 잔혹한 것은 붙잡힐지 모른다는 두려움만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도착한 곳에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절망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청년 두 명을 강제로 북송한 사건과,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공개를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에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사안은 경위와 행위가 다르지만, 북한 주민과 병사들에게 자유를 향한 탈출을 주저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2019년 정부는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던 북한 어민 두 명을 귀순 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범죄 혐의를 가볍게 보자는 데 있지 않다. 혐의의 진위를 밝히고 책임을 물을 절차를 거치기 전에, 행정부가 이들의 운명을 결정했다는 데 있다. 관련 사건은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했다는 혐의 등을 놓고 형사재판으로 이어졌다.

판문점에서 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치던 청년들의 모습이 던진 충격은 두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그 장면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다면 어떤 생각을 심어주겠는가. 대한민국에 도착해도 다시 끌려갈 수 있다는 공포, 탈출에 성공해도 자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망일 것이다. 강제북송은 개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동시에, 자유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의 결심을 꺾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당시 정부가 탈북 억제를 실제 정책 목적으로 삼았다고 단정하려면 별도의 증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의 책임은 공표한 명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결정이 누구에게 이익을 주고, 어떤 공포를 확산시키는지도 따져야 한다.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이탈을 막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장면을 대한민국 정부가 만들어주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문제에서도 살펴야 할 것은 바로 이 메시지다. 북한군 포로 두 명의 한국행을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뒤, 우리 정부는 비공개 합의 위반 등을 이유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고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고 공관 인력도 일부 철수했다.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외교적 약속의 준수는 중요하다. 그러나 항의가 커질수록 정작 사람을 구한 일의 의미와 앞으로도 구하겠다는 약속이 가려진다면, 대응의 우선순위를 돌아봐야 한다.

전쟁터에 있는 북한 병사의 눈으로 보자. 포로가 된 동료들이 한국에서 살게 됐다는 소식은 생존의 다른 길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그런데 그 소식 뒤에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 갈등만 크게 부각된다면, 다음 포로의 한국행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낳을 수 있다. 구조의 통로가 외교적 부담으로 취급된다는 인식은 항복하거나 귀순하려는 병사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북한군 내부의 이탈을 막으려는 정권에 유리한 심리적 효과다.

정부는 한국행을 희망하는 북한군 포로를 전원 수용하고, 본인 의사에 반하는 강제송환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정부가 앞으로 포로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원칙이 외교적 항의보다 더 분명하고 강하게 전달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수용을 약속하는 말과 수용을 부담스러워하는 듯한 행동이 엇갈려 보인다면, 생사를 걸고 판단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불안이 먼저 남는다.

청년 강제북송이 자유를 찾아온 사람을 되돌려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포로의 한국행을 둘러싼 과도한 갈등은 앞으로 자유를 찾아올 사람에게 문턱이 높다는 인상을 주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두 정책의 숨은 의도가 같다고 입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탈출을 위험하게 느끼게 하고, 대한민국을 향한 기대를 약화시키며, 북한 정권의 통제에 힘을 보태는 결과를 낳는다면 그 정치적 효과는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대한민국이 보내야 할 신호는 명확하다. 자유를 선택한 사람에게는 보호의 길을 열고, 범죄 혐의가 있다면 증거와 재판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포로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한국행을 원하는 다음 사람에게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판문점에서 몸부림치던 청년에게도, 낯선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는 북한 병사에게도 대한민국은 마지막 희망이어야 한다. 그 희망을 꺾어 탈출을 포기하게 만드는 정치는,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 북한 정권의 철조망을 대신 세워주는 정치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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