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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감시체계가 폐쇄회로(CC)TV와 얼굴 인식을 넘어 드론, 인공지능(AI), 휴대전화 데이터, 생체정보, 공안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거대한 통제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티베트 관련 조사에서는 경찰용 무인기와 자동화 기지, 레이더, AI 식별장비 등이 종교시설과 국경지대, 집회 장소에 광범위하게 배치된 정황이 제기됐다. 과거 특정 민감지역과 특정 집단에 집중됐던 감시가 이제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상시적·예측형 감시체계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티베트 상공 뒤덮은 ‘공중의 눈’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영국 인권단체 티베트 워치 등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17년 이후 티베트 지역에서 드론 감시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공개 입찰문서와 구매공고, 경찰 통보, 교육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관련 장비는 단순 경찰용 무인기에서 자동 기지, 대(對)무인기 시스템, 저고도 방어망까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시 대상 역시 도시 치안을 넘어 티베트인들의 시위 지역, 종교시설, 네팔로 향하는 국경지대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2024년 5월 이후 수천 차례의 드론 임무가 수행됐으며 누적 비행거리도 2만㎞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에는 열화상 장비와 거리측정 장치, 확성기 등이 탑재돼 대규모 행사와 인파 감시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주요 종교행사까지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는 분석은 드론이 단순 범죄예방 장비를 넘어 종교·집회·이동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레이더·전자울타리까지…“발견에서 처리까지”
일부 지역에서는 이른바 ‘저고도 방어망’도 구축됐다. 레이더와 AI 식별 기술, 전자울타리, 무인기 공항, 무인기 등록 시스템을 결합해 목표물을 발견하고 식별한 뒤 추적과 현장 대응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중국 경찰 교육기관에서도 경찰용 드론 운용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았으며, 순찰과 긴급구조뿐 아니라 이른바 ‘치안 유지’ 임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치안 유지’가 집회·시위와 종교활동, 반체제 활동 통제와 연관돼 사용돼 온 점을 감안하면 첨단 드론이 정치적 사회통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룬궁·소수민족서 시작된 감시, 전 사회로
해외 인권단체와 관련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이미 드론과 CCTV, 휴대전화 위치정보, 소셜미디어 감시, 빅데이터 분석, AI 얼굴 식별 등을 특정 종교·신앙 집단과 반체제 인사 추적에 활용해 왔다고 주장한다.
신장과 티베트에서는 얼굴인식은 물론 DNA 수집 등 생체정보 감시가 장기간 논란이 돼 왔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등 해외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생체정보 수집과 디지털 감시 방식이 특정 소수민족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CCTV, 드론, 휴대전화 데이터, 생체정보와 공안 데이터베이스가 하나로 연결되면 국가가 특정 개인의 위치와 이동, 대인관계, 온라인 활동까지 종합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CCTV 넘어 ‘AI 예측치안’으로
감시체계의 핵심 변화는 AI와 기존 카메라망의 결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기존 CCTV망에 AI를 결합해 군중을 즉시 분석하고 ‘이상 행동’을 식별하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자동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건 발생 후 영상을 확인하는 ‘수동 감시’를 넘어 특정 행동을 미리 찾아 경찰력을 투입하는 ‘예측형 치안’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고정식 무인기 기지와 적외선 열영상, 자동순항, 공중방송 장비 등을 활용한 ‘공중·지상 일체형’ 치안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매체는 경찰용 드론을 ‘공중의 독수리 눈’이라고 표현했다.
국민도 감시하고, 감시자도 감시한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구조를 ‘이중 전경 감옥(two-layer panopticon)’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국가가 일반 시민을 디지털 기술로 감시하는 동시에, 주민을 관리하는 일선 공무원과 기층조직도 상급기관이 다시 감시하는 구조다.
시민은 공안의 감시를 받고, 기층 관리자 역시 상부의 데이터와 실적관리 체계 속에서 통제받는다.
감시의 목적이 단순 범죄예방을 넘어 사회적 불만과 집단행동 가능성을 조기에 찾아내고 차단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식 감시모델, 해외까지 번지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감시 기술과 사회통제 방식이 중국 밖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들은 세계 여러 국가에 CCTV와 얼굴인식, 스마트시티,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식 지역사회 관리 방식과 드론, 생체정보 수집 방식까지 소개된 사례도 보고됐다.
중국 당국은 첨단 치안기술이 범죄예방과 사회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법적 통제와 개인정보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AI와 생체정보, 드론 감시가 결합될 경우 국가가 시민의 일상을 사실상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의 감시체계는 이제 거리의 CCTV 몇 대 수준이 아니다. 하늘에는 드론이 떠 있고, 거리에는 얼굴인식 카메라가 깔려 있으며, 개인의 손에는 위치정보가 담긴 휴대전화가 있다. 여기에 생체정보와 AI, 공안 데이터베이스가 하나로 묶이고 있다.
‘공중-지상-네트워크-개인’을 잇는 전국적 감시망.
첨단기술이 시민을 보호하는 도구인지, 아니면 국민 전체를 가두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 감옥’인지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때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