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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포로 모습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로가 된 북한군 병사 2명이 대한민국으로 보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5년 초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혀온 인물들이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도 지난 7월 이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처리한다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 가운데 2명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일본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이들의 신원과 대표단 내 역할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실제 망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신원과 의사가 노출돼 본인이나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두 사건은 성격도, 법적 지위도 서로 다르다. 전쟁포로와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자의 망명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 주민과 군인들에게 해외 체류가 북한 내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정보와 선택지를 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국제공조다. 특히 북한군 포로의 경우 국제인도법과 당사자의 자유의사가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미 이 원칙에 합의했다. 일본에서 제기된 망명 문제 역시 실제 망명 의사가 확인된다면 일본 정부가 국제법과 자국 법률에 따라 신변을 보호하고, 필요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한·미·일은 북한 주민이나 군인이 자유의사에 따라 새로운 삶을 선택하려 할 경우 강제송환이나 보복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인도주의적 협력 체계를 더욱 세밀하게 갖출 필요가 있다.
더 무거운 질문은 북한 정권을 향한다.
왜 북한의 젊은 병사들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러시아의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가 병사들을 러시아군 지원에 투입하고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과정에서 병사 개인의 생명과 의사가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지는 국제사회가 계속 따져 물어야 할 문제다.
외화 획득이나 군사기술 확보가 단기적으로 북한 정권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의 힘은 무기와 외화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자신의 국가를 신뢰하고, 군인이 자신이 싸우는 이유를 납득하며, 해외에 나온 주민이 스스로 귀국하기를 원할 때 국가체제의 지속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해외에 나온 북한 주민이나 군인 가운데 귀환을 원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된다면 북한 김정은은 이를 단순한 ‘배신’이나 ‘사상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왜 사람들이 돌아가기를 두려워하는지, 왜 자신의 미래를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체제 붕괴를 성급하게 예언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 김정은이 이러한 사건들을 스스로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으로 얻는 외화와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의 생명과 선택권이다.
전쟁터의 병사에게도, 국제대회의 선수와 관계자에게도 인간으로서 선택할 권리는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생명의 위협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자유세계와 국제사회의 책무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