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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업의 미국 일반항공 산업 진출을 차단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항공기 제조 기술과 비행훈련 체계, 연방항공청 인증이 중국 군수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국가안보 우려가 법안 추진의 배경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지역구로 둔 팻 해리건 하원의원은 7월 16일 라이언 매켄지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과 함께 ‘일반항공 보호법’, 이른바 GAP법을 하원에 제출했다. 법안 번호는 H.R. 9707이다. 발의자들은 중국의 국영·국가 지원 기관들이 지난 20여 년 동안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미국 일반항공 관련 기업 20여 곳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일반항공은 대형 항공사의 정기 여객운송을 제외한 민간 항공 분야를 폭넓게 가리킨다. 개인·레저 비행을 비롯해 기업 출장, 응급환자 수송, 산불 감시, 농업용 항공, 비행교육 등이 포함된다. 미 연방항공청도 일반항공을 항공사와 상업 우주운송에 해당하지 않는 민간 항공 영역으로 정의하고 있다.
중국의 항공기업 인수, 단순한 해외투자 아니다
해리건 의원실에 따르면 중국항공공업그룹유한공사, 즉 AVIC와 연계된 중국 기관들은 2005년 이후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와 엔진 생산업체, 항전장비 개발회사, 비행훈련기관 등을 잇달아 인수하거나 투자했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엔진과 기체, 비행통제·항전 장비는 민간시장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 군 조종사들의 초기 비행교육과 국방 공급망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중국 자본에 의한 인수가 기술 유출과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법안 발의자들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유명 경비행기 제작사 서러스 에어크래프트가 지목됐다. 서러스는 미국에서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2011년 이후 중국 국영 AVIC 계열의 중국항공공업통용항공유한공사, CAIGA의 지배를 받고 있다.
해리건 의원은 미국 지방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러스 항공기가 겉으로는 미국산 제품처럼 보이지만, 실제 소유구조의 배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용 전투기와 무인기를 생산하는 AVIC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항공사를 인수하면서 항공기 자체뿐 아니라 미국인 기술자와 제조 노하우, 연방항공청의 형식·생산 인증까지 함께 확보해 왔다며 “워싱턴은 그동안 이러한 거래를 체계적으로 포착하고 차단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중국계 인수에 ‘금지 추정’ 원칙 적용
‘일반항공 보호법’은 미국 재무부가 주도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 CFIUS의 심사 대상을 크게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일정한 항공기 제조업체와 항전·비행통제 장비 개발업체, 엔진 생산업체, 비행교육기관 등을 외국 기업이 인수할 경우 CFIUS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특히 중국과 연계됐거나 미국이 외국 적대세력으로 지정한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구매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인수를 금지하는 ‘반론 가능한 추정’이 적용된다. 해당 기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거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법안은 또 군사시설 인근의 공항과 비행장, 항공 관련 부동산 거래까지 CFIUS의 관할에 포함하도록 했다. 일정한 비행학교와 훈련시설의 경우 군사시설 반경 50해리 이내에 있으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법안은 다음과 같은 조치도 규정하고 있다. 중국 등 외국 적대국이 이미 인수한 일반항공 기업을 재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자산 매각이나 지분 처분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 자본의 지배를 받는 항전·비행통제·엔진제어 시스템에 비밀 통신망이나 원격조종용 ‘백도어’가 존재하는지도 감사하도록 했다.
외국 적대국이 지배하는 항공기업에는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대출, 조달계약 등 자금 지원을 제한하고, 연방항공청의 생산인증 신청이나 연방 지원 신청 과정에서 외국인 소유·지배구조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공산당에 민감 기술 넘겨서는 안 돼”
매켄지 의원은 미국 항공산업을 적대적 세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국가안보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기업이 미국 법률의 허점을 이용해 민감한 기술과 핵심 기반시설, 국가안보를 뒷받침하는 혁신기업에 접근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외국인 투자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큰 분야에 더욱 엄격한 심사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안보 정책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통신장비와 드론을 넘어 민간 경비행기와 비행교육 등 일반항공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반항공 기업의 인수는 완성된 항공기뿐 아니라 설계도와 기술인력, 시험자료, 생산공정, 미국 정부의 안전성 인증을 일괄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법안 발의는 입법 절차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법률로 확정되려면 하원과 상원이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각각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최종 서명해야 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