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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북한의 ‘적반하장’ 안보 담화

2026-07-19 17:31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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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위협은 감추고 한미일 공조만 탓하나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 국방성이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을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는 근원으로 규정하며 또다시 무력 대응을 위협했다. 그러나 이번 담화는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의도적으로 뒤집은 전형적인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북한 국방성은 18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일 합동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역내 전개를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를 ‘전쟁연습소동’과 ‘군사적 준동’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초래되는 “힘의 불균형을 절대 불허하겠다”며 이른바 ‘효과적인 행동 실천’을 예고했다.

표면적으로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걱정하는 듯하지만, 담화의 실질적인 내용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증강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가깝다. 자신들의 군사적 행동은 ‘자위적 조치’이고, 이에 대응하는 주변국의 방어 협력은 ‘도발’이라는 북한 특유의 이중 잣대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합참의장회의에서 3국 군 수뇌부는 북한의 확대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연례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무런 이유 없이 특정 국가를 공격하기 위한 모의가 아니라, 북한의 현실적인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억제력 구축이라는 것이 3국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이 애써 외면하는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된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 능력 고도화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군사적 위협을 완화했다면, 한미일 3국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연합훈련과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다영역 군사협력을 확대할 이유도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은 북한이 자국 헌법에 핵무력 보유를 명시했다고 해서 국제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는 북한에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고, 모든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자신들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군사력 증강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한미일의 대응 조치만을 떼어내 지역 긴장의 원인으로 묘사했다. 불을 지른 당사자가 소방차의 출동을 도발이라고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억지 논리다.

북한이 말하는 ‘헌법적 지위’ 역시 국제사회에 대한 면책특권이 될 수 없다. 국내법이나 헌법에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한다고 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합법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핵무력을 국가의 영구적 권리로 선언하면서 주변국에는 군사훈련과 방어력 강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번 담화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북한이 ‘평화 수호’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힘과 행동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한 점이다. 북한이 사용하는 평화라는 표현은 군사적 긴장 완화나 상호 신뢰 구축이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무장과 훈련을 포기하고 북한의 핵무력은 그대로 인정하라는 일방적인 요구에 가깝다.

물론 한미일 3국도 군사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위기관리와 소통에 힘써야 한다. 군사훈련은 방어적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설명하고, 지역 국가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필요성이 북한의 책임을 지워주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정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며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지역의 평화를 원한다면 상대국의 방어훈련을 위협하기 전에 자신들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 주변 국가 국민들에게 어떤 공포와 불안을 주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핵무장을 고집하면서 평화를 말하고,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의 억제력만 해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평화 제안이 아니다.

북한 국방성의 이번 담화는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외부에 돌리고 추가 군사도발의 책임을 미리 회피하려는 선전전에 가깝다. 국제사회와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위협적 수사에 흔들리지 말고 확고한 억제력을 유지하되, 북한 주민과 한반도 전체의 평화를 위한 외교적 출구도 함께 열어두어야 한다.

평화는 위협에 굴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발을 억제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지켜질 수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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