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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헌절 경축식, 올림픽공원에서 열려야

2026-07-17 07:5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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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주권의 현장.. 자유의 성지에서 ‘헌법 1조’를 낭독해야 한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오늘 대한민국은 제78주년 제헌절을 맞았다. 국회는 ‘국민주권, 헌법으로 열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경축식을 개최한다. 입법·사법·행정부의 주요 인사와 정당 관계자, 외교사절 등 500여 명이 참석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과연 국회의사당이 국민주권을 경축할 자격이 있는가. 화려한 조명 아래 헌법의 가치를 낭독하고, 국민주권을 말하며, 박수와 기념촬영으로 행사를 끝내는 것이 오늘날 제헌절의 전부가 될 수 있는가.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한다.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의 선거권을 보장한다. 국민의 주권과 선거권은 국가기관이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존재 이유이며, 어떤 권력도 함부로 침해하거나 의심받도록 방치해서는 안 되는 헌법상의 권리다.

그런데 지금 여의도 국회가 국민주권을 말하는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에서는 국민들이 자신들의 참정권과 주권을 지켜 달라고 외치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된 올림픽공원 시위는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시작부터 20·30대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개표소 앞을 지켰고, 직장과 학교를 마친 뒤 현장에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선거를 요구했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이들을 조롱하거나 극단적인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 전체에 동의하느냐의 여부와 국민의 문제 제기를 검증해야 한다는 국가의 책임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의혹이 제기됐다면 자료를 공개하고, 객관적인 조사와 검증을 통해 사실을 밝히면 된다. 그것이 민주국가의 방식이다.

국민이 묻는데 권력이 침묵하고, 청년들이 밤을 지새우는데 국회가 외면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낙인부터 찍는다면 그것은 국민주권이 아니다. 주권자를 심판하려 드는 오만이며, 헌법기관이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의 전도다.

국회는 그동안 실효적인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뒤늦게 국정 조사와 정치권 좌담회가 진행됐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방문이나 또 하나의 정치행사가 아니다. 선거관리 전 과정에 대한 투명한 자료 공개, 책임 있는 관계자들의 증언,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검증, 그리고 문제가 확인됐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제도적·법적 조치다.

국회가 정말 ‘국민주권’을 말하고 싶다면 먼저 국민의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경축식 연단에서 국민주권을 외치는 것보다, 올림픽공원에서 밤을 지새우는 청년 한 사람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로 구성된 제헌국회는 같은 해 7월 17일 헌법을 제정·공포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권력자들의 밀실 합의가 아니라 국민의 선거와 주권행사에서 태어났다. 제헌절의 출발점 자체가 바로 선거였고,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행위였다.

그렇다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참정권을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오늘, 국회 중앙홀에서 열리는 경축식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헌법의 탄생을 기념한다면서 그 헌법의 뿌리인 선거와 국민주권에 대한 절박한 질문을 외면한다면, 제헌절은 살아 있는 헌법을 기리는 날이 아니라 죽은 문서를 장식하는 의식으로 전락한다.

오늘날 신성한 국민주권의 현장은 여의도의 붉은 융단 위가 아니다. 그것은 태극기를 들고 자신의 한 표가 제대로 행사됐는지를 묻는 국민들이 모여 있는 곳, 청년들이 시간과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진실을 밝혀 달라고 외치는 곳, 바로 ‘올공’이라 불리는 올림픽공원이다.

그곳에서 헌법 제1조를 낭독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회가 외면한 국민주권을 청년들이 지키고 있다. 정치권이 잊어버린 헌법을 시민들이 거리에서 붙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제헌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은 국회가 아니다.

올림픽공원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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