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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김정은의 ‘락원군 현지지도’

2026-07-05 15:22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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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발전인가 체제 선전인가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조선신보가 김정은의 함경남도 락원군 지방발전정책대상건설사업 현지지도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지방공업공장, 병원, 종합봉사소, 바다가양식사업소, 온실농장 등을 열거하며 락원군이 “선경”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수사 뒤에는 북한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락원군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은 총공사량의 67.5%, 병원은 47%, 종합봉사소는 54%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정은은 현장에서 시공의 질과 건설 속도를 치하하고, 군인건설자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 대목은 북한의 지방개발이 정상적인 민간경제와 시장의 활력, 지방자치의 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군대 동원과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오직 우리 군대만이 창조할 수 있는 력사의 기적”이라는 표현은 북한식 개발의 본질을 상징한다. 주민 생활 개선을 말하면서도 실제 주체는 주민도, 지방정부도, 민간기업도 아닌 군대다. 병원과 공장, 봉사시설 건설까지 군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면, 이는 지방 경제의 자생력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보도는 지방공업공장, 병원, 종합봉사소가 들어선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완공 이후의 운영이다. 김정은 자신도 의료일군 대열 준비, 주민생활용수 보장, 오수처리, 원료 보장 대책, 도시경영 개선 등을 지시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북한 지방 개발의 핵심 문제가 건물 부족만이 아니라 인력, 원료, 물, 위생, 운영체계 전반의 부실에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겉으로 보기 좋은 공장 건물이 들어선다고 해서 원료가 저절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적인 병원 건물이 세워진다고 해서 의약품과 의료진, 장비, 전력 공급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종합봉사소가 건설된다고 해서 주민들의 실제 구매력과 생활 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북한 매체가 반복하는 “현대적”이라는 말은 실제 운영 능력과 주민 체감 생활을 검증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또한 김정은은 지방발전정책을 “정치적 계기”로 삼아 주민들의 근로정신과 혁명의식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방개발이 순수한 민생정책이라기보다 체제 충성심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사업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 생활 개선보다 당 정책 관철, 군대의 충성, 정치사상교양이 앞세워지는 구조에서는 진정한 지역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해마다 20개 시·군에 병원과 종합봉사소, 지방공업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 규모의 건설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안정적인 재정, 자재, 에너지, 전문 인력, 지방 운영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와 군대의 속도전만으로는 지방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

이번 락원군 현지지도 보도는 북한이 여전히 건설 현장을 체제 선전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선전용 “선경”이 아니라 안정적인 식량, 의료, 전력, 상하수도, 일자리, 이동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이다. 그러나 신보는 주민의 현실보다 지도자의 치적을 앞세우고, 지방의 자립보다 당과 군의 동원을 미화하고 있다.

락원군의 변화가 진정한 지방발전이 되려면 건물의 외형보다 주민의 삶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 확인되는 것은 민생의 실질적 개선보다 김정은 치적 만들기, 군대 동원식 건설, 정치사상 강화라는 낡은 통치 방식이다.

북한이 아무리 “지방변천의 새시대”를 외쳐도, 주민을 주체가 아닌 동원의 대상으로 보는 한 그 발전은 선전의 무대를 벗어나기 어렵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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