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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은 황해남도 해주시에 새로 건설된 태양빛발전소를 두고 “국내 최대능력”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신문은 이 발전소가 인민생활 향상과 지역 경제발전에 적극 이바지하고 있으며, 국가전력망에 전력을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실리적인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전은 북한 전력난의 구조적 현실을 가리는 과장된 정치 구호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보도에 따르면 해주시 태양빛발전소에는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양면 태양광 전지판 1만 수천 개가 설치됐으며, 직사광선뿐 아니라 지면 반사광까지 흡수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축전지를 사용하지 않아 초기 투자와 관리비용이 적고, 생산된 전력을 승압해 국가전력망에 공급함으로써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태양광 발전소 하나를 건설했다고 해서 황해남도의 만성적 전력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태양광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 전원이다.
특히 축전지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면 낮 시간대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밤이나 흐린 날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북한 매체는 이를 “투자비와 관리비용 절감”이라고 포장했지만, 주민 생활과 산업 생산에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발전량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다.
더욱이 북한은 그동안 수력, 화력, 지방발전소, 자연에너지 등을 반복적으로 선전해 왔지만 주민들의 전력 사정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했다. 도시와 농촌 곳곳에서 전기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공장 가동과 농업 생산, 주민 생활은 전력 부족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내 최대”라는 수식어는 실제 전력 공급 능력을 설명하기보다 체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표현으로 보인다.
황해남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농업 지역이다.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관개시설, 냉장·저장시설, 농기계 운용, 가공시설 등에 안정적인 전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북한 매체의 보도에는 이 발전소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고, 몇 가구 또는 몇 개 산업시설에 공급하며, 농업 생산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가 빠져 있다.
“인민생활향상”과 “경제발전”이라는 표현만 반복될 뿐,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검증 가능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국가적 조치에 의해 모든 조건이 원만히 갖추어졌다”는 표현은 북한식 선전 문법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력 문제는 특정 지역에 발전소 하나를 세우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
낡은 송배전망, 낮은 설비 효율, 연료 부족, 중앙집중식 전력 배분 구조, 투자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새로운 발전소 준공만 부각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또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정말 주민 생활을 위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북한의 에너지 인프라는 군수산업과 핵·미사일 개발, 특권층 시설에 우선 배분되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전력이 얼마나 되는지, 농민과 일반 가정이 실제 혜택을 받고 있는지, 전력 배분 과정이 투명한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체는 “생활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검증보다 선전이 앞선 전형적인 방식이다.
북한 당국은 해주시 태양빛발전소를 지역 발전의 상징처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밤에도 켜지는 전등, 제대로 돌아가는 양수기, 중단 없이 가동되는 공장과 병원이다.
전력난의 고통을 겪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내 최대”라는 정치적 수식어가 아니라 안정적 공급과 투명한 관리, 그리고 민생 우선의 에너지 정책이다.
해주시 태양빛발전소 선전은 북한이 여전히 민생 문제를 성과 과시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전소 하나를 체제의 치적으로 포장하기 전에, 북한 당국은 왜 주민들이 아직도 전기 부족에 시달리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진정한 전력 문제 해결은 선전 문구가 아니라 구조 개혁과 주민 우선의 정책 전환에서 시작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