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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란 다음은 북한.. 한국이 문제

2026-05-18 08:38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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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 없는 균형은 균형이 아니라 표류임을 직시해야

이란과 중국 외무장관
이란과 중국 외무장관

미중회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겉으로는 무역, 투자, 전략적 안정이 전면에 놓였지만, 그 이면에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 대만, 그리고 북한 비핵화라는 국제질서의 핵심 의제들이 함께 다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고, 백악관 설명 자료에는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확인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흐름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사실 또한, 이란 문제가 이미 미중 간 전략 조율의 테이블 위에 올라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핵무기 보유 불가”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고, 중국 역시 공개적으로는 전쟁 확대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란 문제가 일정한 방식으로 정리될 경우, 다음 초점이 북한 핵문제로 이동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이 아니라 폐기된 의제로 만들려 한다. 그러나 이번 미중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면, 이는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요구에 대한 국제적 제동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중국까지 이 원칙을 공개적으로 부정하지 못했다는 점은 북한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모호한 균형외교가 아니다. 한국은 북핵의 직접 피해 당사자이며,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에 서 있는 국가다.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원칙을 흐리는 순간, 한국은 의제 설정자가 아니라 의제의 대상이 된다. 북한 핵문제가 미중 간 거래의 일부로 다뤄질 때, 한국이 분명한 원칙과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면 우리의 안보는 남의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한일회담 역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아야 한다. 한일관계는 과거사 문제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안보 현실에 직면해 있다. 북핵, 미사일, 중국의 해양 팽창, 대만해협 긴장, 러북 군사협력은 모두 한일 양국을 같은 전략 공간 안에 묶어 놓고 있다. 따라서 후속 한일회담이 바로 열리는 시점에서 그 핵심은 단순한 분위기 개선이나 형식적 협력이 아니라, 북핵 억제와 비핵화 원칙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 안보 공조여야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균형실용외교’라는 이름 아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이는 위험하다. 실용외교는 원칙을 버리는 외교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 한미동맹의 신뢰, 한일 안보협력의 필요성, 북한 비핵화 원칙을 분명히 세운 뒤 그 위에서 국익을 조정하는 것이 진짜 실용이다. 원칙 없는 균형은 균형이 아니라 표류다.

지금 한국 외교에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북한 비핵화가 협상의 장식 문구가 아니라 최종 목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한미 간 확장억제와 정보·군사 공조를 더욱 촘촘히 해야 한다. 셋째, 한일회담을 국내 정치용 이벤트가 아니라 북핵 대응을 위한 전략 협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란 문제가 정리된 뒤 북한 문제가 다시 국제무대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북핵으로 이동한다면, 그것은 한국에 기회일 수도 있고 위기일 수도 있다. 한국이 원칙과 준비를 갖추고 있다면 비핵화 압박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모호한 중간지대에 머문다면,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 할 것이고 중국은 이를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관전자일 수 없다. 이란 다음이 북한이라면, 한국은 가장 먼저 말해야 한다. 북한 핵은 인정될 수 없으며, 한반도 평화는 핵보유를 묵인하는 평화가 아니라 비핵화와 자유, 인권 위에 세워지는 평화라고 말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균형이라는 이름의 침묵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다운 분명한 외교적 결단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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