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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녀에게 가해진 폭력

2026-05-02 07:4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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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너무 빠른 ‘집단 유죄’의 위험


최근 예루살렘에서 프랑스 출신 수녀가 폭행당한 사건은 그 자체로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다. 수도복을 입은 여성이 길 위에서 공격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며, 신앙인과 성직자, 수도자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 사건은 철저히 수사되어야 하고, 가해자는 법에 따라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또 하나의 문제는 사건 이후의 여론 형성 방식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36세 남성을 체포했으며, 인종적 동기에 의한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일부 유대교 남성이 착용하는 치치트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배경, 개인의 사상과 종교적 정체성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보도와 여론은 너무 빠르게 이 사건을 “유대인의 기독교 혐오”라는 집단적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 개인의 범죄 가능성을 넘어, 특정 민족과 종교 전체의 본성처럼 일반화하는 순간, 사건의 진상 규명은 뒤로 밀리고 선전의 언어가 앞서게 된다. 수녀를 향한 폭력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 폭력을 이유로 유대인 전체를 기독교 혐오 집단으로 낙인찍는 것 역시 또 다른 폭력이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겹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종교 공간 중 하나다. 실제로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과 단체들은 최근 성직자와 순례자에 대한 괴롭힘과 폭력 증가를 우려해 왔다. 이 문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가 곧바로 “유대인 전체의 책임”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공동체 내부의 극단주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한 종교·민족 전체를 악마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낯익은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전쟁과 분쟁의 현장에서 진짜 피해자의 고통이 존재함에도, 가짜 인형이나 조작된 이미지가 선전 도구로 사용되는 듯한 장면들이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해 왔다. 사실보다 먼저 분노를 조직하고, 진실보다 먼저 적을 지정하며, 확인보다 먼저 집단 혐오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녀 폭행 사건을 보며 “왜 어린아이 인형을 들고 병원으로 뛰어가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은 그래서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그것은 진실의 자리에 선전이 들어설 때 생기는 불길한 예감이다.

독일 나치의 선전 방식도 바로 그러했다. 한 개인의 행위, 하나의 사건, 하나의 이미지를 전체 집단의 본질로 확대했다. 복잡한 사실관계를 제거하고, 특정 집단을 증오의 표적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인간은 사라지고 낙인만 남았다. 오늘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도 바로 그것이다. 폭력의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또 다른 집단적 증오를 키운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선전이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피해 수녀의 회복을 기원하고, 사건의 전모를 엄정히 밝히며,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다. 동시에 예루살렘에서 기독교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안전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프랑스 총영사관도 이번 폭행을 강하게 규탄하며 가해자가 사법 절차에 따라 처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을 밝혀진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한 남성의 범행 혐의를 유대교 전체의 증오로 둔갑시켜서도 안 된다.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반유대주의적 선동으로 변질되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부정의를 낳게 된다.

수녀에게 가해진 발길질은 비열하다. 그러나 그 사건을 이용해 특정 공동체 전체를 발길질하는 여론도 위험하다. 진실은 분노보다 느리게 온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냉정해야 한다. 신앙인을 향한 폭력도, 종교와 민족을 향한 집단 낙인도 모두 거부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문명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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