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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바 긴장 다시 군사 국면으로

2026-04-16 10:03 | 입력 : 안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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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발언에 아바나 “끝까지 저항”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미국과 쿠바의 대치가 다시 군사적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미국 언론과 국제 매체들은 미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가능성에 대비해 쿠바 관련 군사 시나리오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이란 문제 이후 쿠바를 다음 압박 대상으로 거론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쿠바 측도 곧바로 강경 대응을 선언하면서, 냉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미·쿠바 대결 구도가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양상이다.

이번 긴장 고조의 핵심에는 워싱턴의 전방위 압박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1월 이후 쿠바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높여 왔고, 특히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쿠바 공급 차단이 아바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연행 이후 베네수엘라발 원유 흐름을 끊으면서 쿠바의 연료난이 한층 심화됐다고 전했고, 그 여파로 정전과 물류 차질, 생필품 부족이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쿠바 경제는 지금 수년 만의 최악의 위기 중 하나를 겪고 있다. 연료 부족과 전국적 정전, 식품·의약품 공급난이 일상 전반을 흔들고 있으며, 관광산업마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로이터 등의 진단이다.

쿠바는 이런 위기의 책임을 미국 제재와 봉쇄에 돌리고 있지만, 미국 측은 국가 통제 중심의 비효율적인 경제 구조 자체가 근본 원인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험악해졌다. 악시오스는 2026년 4월 14일 보도에서, 미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쿠바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최대 5,000명의 쿠바 국적자가 러시아 측 전투원으로 가담했을 수 있으며, 아바나 정권이 이런 흐름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촉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공개 자료만으로 쿠바 정부가 모든 인원을 공식 파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적시됐다.

미 의회 내 매파도 이를 계기로 대쿠바 강경론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악시오스에 “쿠바 정권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말하며,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압박을 넘어, 워싱턴 내부에서 쿠바 문제를 체제 전환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다시 힘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이러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4월 14일 보도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 관련 군사 충돌을 언급한 뒤 “우리는 아마도 쿠바에도 들를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쿠바를 차기 압박 대상으로 지목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 발언은 아직 공식 군사명령이나 확정된 행동계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최고지도자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펜타곤의 움직임이 실제 준비 단계인지, 압박용 신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적어도 군사 옵션이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

쿠바의 반응도 물러서지 않았다. AP에 따르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최근 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쿠바를 공격하거나 자신을 축출하려 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쿠바는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미국의 압박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항의가 아니라, 체제 수호를 위한 총동원 메시지에 가깝다.

결국 지금의 미·쿠바 대치는 경제봉쇄, 러시아 변수, 정권교체 압박, 군사적 위협 인식이 한꺼번에 얽힌 복합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미국 정부가 쿠바에 대한 직접 군사행동을 공식 결정했다는 확인은 없지만, 관련 보도와 발언, 그리고 양측의 공개 메시지를 종합하면 긴장이 위험 수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워싱턴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 아니면 압박 극대화를 위한 심리전과 협상카드에 머물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카리브해의 오래된 적대가 2026년 봄 다시 세계정치의 뜨거운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희·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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