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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축구선수의 농담에 외교부가 나서고, 광고가 사라지고, 경기 중계까지 중단됐다.
프랑스 축구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마오쩌둥을 소재로 한 합성 이미지를 웃긴다고 언급했다가 중국의 거센 반발 끝에 사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중국 관영 방송은 라리가 경기 중계를 중단했다. 스포츠와 광고를 넘어 개인의 표현까지 정치적 복종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개탄스러운 것은 중국 당국이 자국의 금기를 세계인의 행동규범으로 강요한다는 점이다. 중국 안에서 허용하지 않는 풍자는 프랑스에서도 해서는 안 되고, 중국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외국인도 중국공산당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식이다. 이제 중국 시장에 들어가려면 상품의 품질뿐 아니라 웃음의 방향과 논평의 내용까지 심사받아야 하는가.
중국 인민을 존중하는 것과 마오쩌둥을 신성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한 정치지도자에 대한 풍자가 어떻게 수많은 중국인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곧장 바뀌는가. 지도자와 국가, 집권당과 국민을 한 덩어리로 묶어 비판을 봉쇄하는 순간, ‘인민의 감정’은 권력을 보호하는 방패가 된다. 인민을 위한다는 말이 정작 인민 각자의 다양한 생각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누구든 풍자를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소비자는 항의할 수 있고 기업은 광고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교 당국의 경고와 관영 방송의 제재가 결합하고, 당사자뿐 아니라 소속 구단과 리그까지 사과를 요구받는다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그것은 의견에 대한 반론을 넘어 경제적 손실을 앞세워 표현을 굴복시키는 압력이다.
더욱 섬뜩한 것은 사과 이후에도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영 방송 측은 음바페와 구단, 리그가 교훈을 얻고 잘못을 고치기를 바란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외국의 운동선수에게 정치적 반성과 지속적인 행실 교정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도대체 중국의 관영 매체가 무슨 자격으로 세계인의 사상 검사관을 자처하는가.
여기에서 구소련 코민테른의 그림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코민테른이 국제적 조직망을 통해 이념적 노선을 관철하려 했다면, 오늘날 중국 당국의 압박은 시장과 광고, 방송과 유통망을 타고 국경을 넘는다. 조직에 가입하지 않은 운동선수와 기업까지 거대한 경제적 이해관계로 묶어 침묵과 순응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 통제의 야심은 옛 전체주의의 국제적 강요를 능가하려는 듯하다.
중국 당국이 인류의 자유에 끼치는 해악은 이런 방식으로도 드러난다. 한 사람을 굴복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장면을 지켜본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 입을 닫게 만든다. 다음 계약을 걱정하는 기업은 논평을 피하고, 시장을 잃을까 두려운 문화계는 풍자를 거두며, 언론은 비판의 수위를 낮춘다. 검열 명령이 직접 도착하지 않아도 검열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번 일의 책임을 음바페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막대한 이해관계 앞에서 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압박은 클 것이다. 그렇기에 국제 스포츠계와 기업, 언론의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시장 접근의 대가로 표현의 자유를 조금씩 내어준다면, 언젠가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까지 거래 상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중국 인민과 역사는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중국의 정치권력과 지도자도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중국만을 겨냥한 특별한 요구가 아니라 모든 권력에 적용되어야 할 보편적 원칙이다.
세계는 중국과 교류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인의 양심과 언어까지 중국공산당의 허가 아래 둘 수는 없다. 농담 하나를 견디지 못하면서 세계의 존경을 요구하는 권력은 스스로의 불안을 드러낼 뿐이다.
중국 당국이 배워야 할 것은 외국인에게 사과를 받아내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웃음과 비판을 감당하는 문명사회의 기본이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