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오피니언 > 사설 기사 제목:

[사설] 방어권에도 진영 따지는 인권위, 차라리 해산하라

2026-10-13 08:1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진영의 눈치를 보며 짖을 대상을 고르는 충견(忠犬)은 필요없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내놓았던 방어권 보장 권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했다. 12일 전원위원회에서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사과 안건을 의결했고, 안창호 위원장은 기권했다. 기존 권고를 폐기하는 내용은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던진 질문은 그대로 남는다. 인권위는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과하는가. 권고의 구체적인 법리와 사실관계인가, 아니면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방어권을 거론했다는 사실 자체인가.

방어권은 정치적 호감에 따라 나눠주는 시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기본권이다. 중대한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증거를 다투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판단받을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보장하자는 요구와 그 사람의 행위를 옹호한다는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 이 구분을 허무는 순간 인권은 원칙을 잃고 정치적 편 가르기의 도구가 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과 그 책임은 엄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시에 그 판단에 이르는 절차 역시 정당해야 한다. 책임을 묻는 일과 방어권을 보장하는 일은 함께 성립한다. 국가인권기구라면 누구보다 이 원칙을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사회적 비난이 거센 사람의 권리까지 지킬 수 있어야 인권의 보편성이 증명된다.

물론 과거 권고가 특정인의 주장만 받아들였거나 부정확한 법리를 담았다면 비판과 시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탄핵심판에서 보장할 절차의 구체적인 범위도 법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렇다면 인권위는 어떤 사실을 잘못 판단했고, 어떤 법리를 잘못 적용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방어권 보장이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권고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정치적 비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기관 명의의 사과를 내놓아서는 안 된다.

이번 사과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인권위는 먼저 답해야 한다. 앞으로 다른 정치인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에서도 적법절차와 방어권을 당당하게 요구할 것인가. 어느 진영의 인물인지에 따라 권리 보장의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면, 그것은 인권의 기준이 아니라 진영의 계산이다.

인권위의 존재 이유는 다수의 분노를 대신 표현하는 데 있지 않다. 권력과 여론의 압력 속에서도 인간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지키는 데 있다. 기관의 독립성은 듣기 좋은 선언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불편한 대상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때 비로소 확보된다. 조직 안정이라는 이유로 그 원칙에 관한 설명을 피해서도 안 된다.

국가와 국민에게 충실해야 할 인권위가 진영의 구호에 끌려다닌다면 국민이 왜 그 기관을 신뢰해야 하는가. 누구의 인권은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누구의 인권은 언급하는 것조차 사과해야 한다면, ‘국가인권위원회’라는 이름은 공허해진다. 진영의 눈치를 보며 짖을 대상을 고르는 충견으로 전락한 기관에 국민의 세금과 권위를 맡길 이유는 없다.

인권위는 사과의 정확한 대상과 근거를 공개하고, 누구에게나 같은 방어권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 이번 결정이 과거 권고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인지, 정치적 압력에 순응하는 것인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권은 표결로 특정인에게서 거둬들일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진영에 따라 기본권의 무게를 달리하는 기관이라면 존재할 명분도 없다. 보편적 인권을 지킬 의지도, 정치적 독립성을 회복할 능력도 없다면 차라리 해산하라.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의 충견이 아니라, 누구 앞에서도 같은 원칙을 지키는 인권위다.

<論 說 委 員 室>
Copyrights ⓒ 리베르타임즈 & www.libertimes.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리베르타임즈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리베르타임즈로고

신문사소개 | 찾아오시는 길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도희윤) | 기사제보 | 문의하기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5길 12 타운빌 2층 | 이메일: libertimes.kr@gmail.com | 전화번호 : 02-735-1210
등록번호 : 415-82-89144 | 등록일자 : 2020년 10월 7일 | 발행/편집인 : 도희윤
기사제보 및 시민기자 지원: libertimes.kr@gmail.com
[구독 / 후원계좌 : 기업은행 035 - 110706 - 04 - 014 리베르타스협동조합]
Copyright @리베르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