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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두고 다시 한번 ‘인민의 행복’을 선전하고 나섰다.
신보는 13일 「인민의 웃음소리 넘쳐나는 명사십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수욕철을 맞아 매일 수만 명의 근로자들이 원산갈마를 찾고 있으며, 호텔과 여관, 해수욕 시설, 체육·오락시설, 상업 및 급양시설에서 즐거운 휴식을 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신보가 반복적으로 내세우는 ‘웃음소리’만으로 주민들의 실제 생활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런 선전일수록 누가 관광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 일반 주민들이 실제 소득으로 숙박과 오락, 식사를 부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대규모 관광개발이 북한 주민 전체의 생활 개선과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북한 정권이 최근 가장 공을 들여 선전하는 대형 건설사업 가운데 하나다. 화려한 호텔과 해수욕장, 각종 편의·오락시설은 외형만 놓고 보면 분명 이전보다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건물의 크기나 시설의 숫자가 아니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공간인가 하는 점이다.
신보는 “매일 수만 명의 각계층 근로자들이 찾아온다”고 강조하지만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선정되고 이동하며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시장경제 국가의 관광지라면 이용료와 숙박비, 교통비, 예약 방법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가 공개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북한의 관광 선전에서는 언제나 ‘인민들이 기뻐한다’는 장면만 등장할 뿐 주민 개인의 선택권과 경제적 부담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 자원의 우선순위다. 주민들의 식량·의료·주거·전력 등 기본생활과 직결되는 분야가 안정적으로 해결됐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대규모 관광단지를 ‘인민복리’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가가 먼저 투자해야 할 곳은 주민들의 기초생활을 지탱하는 생산·보건·생활 인프라이지, 체제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한 대형 전시성 시설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북한 선전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성과를 지도자의 ‘은덕’과 당의 ‘사랑’으로 귀결시키는 방식이다. 주민들이 휴가를 즐기고 관광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국가가 특별한 은혜로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이 경제활동과 노동의 대가로 누려야 할 일상적인 삶의 일부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해수욕장 하나, 호텔 하나, 휴양시설 하나까지 정치적 충성심을 고취하는 선전 소재로 활용된다.
관광지가 진정으로 ‘인민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공간이 되려면 사진 속의 웃음보다 먼저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이동과 선택, 충분한 소득과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 누구나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원하는 때에 가족과 함께 찾아갈 수 있어야 비로소 관광은 주민의 삶이 된다.
원산갈마의 화려한 외관만으로 북한 주민의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진정한 인민복리는 거대한 호텔의 숫자가 아니라 평범한 주민의 식탁과 병원, 집과 일터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북한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명사십리의 웃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전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주민들의 웃음이 계속될 수 있는 사회인가 하는 질문이다. 그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한 원산갈마는 ‘인민의 낙원’이라기보다 체제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정교하게 연출된 또 하나의 선전무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