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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박태성 내각총리가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와 보산제철소를 방문해 생산 확대와 설비 현대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는 실제 생산량이나 품질 개선 정도, 현대화 사업의 진척률 등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통신은 4일 박 총리가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를 찾아 차량 생산 실태와 도금공정 현대화 추진 상황, 새로 제작한 궤도전차의 운행 안정성과 내장 부품의 품질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박 총리는 차량 제작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도금직장을 현대적인 생산기지로 꾸릴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통신은 새 궤도전차가 몇 대나 생산됐는지, 운행시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도금공정 현대화가 언제 시작돼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혁신적 성과’라는 표현만 반복했을 뿐 이를 뒷받침할 생산 실적이나 기술적 지표는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보산제철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총리는 철강재 수요가 늘고 있다며 설비·기술 관리를 강화하고 회전로 가동일수를 늘려 생산목표를 “무조건 점령”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오히려 제철소의 설비 가동률이 낮고 생산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현지 협의회에서 차량 생산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제때 공급하는 문제, 제철소 기술자와 기능공의 처우 및 종업원 후생을 개선하는 문제가 논의됐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생산 현장에 기본적인 자재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숙련 노동자의 처우와 생활 여건마저 열악하다는 점을 북한 당국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자재 부족과 낙후한 설비, 비효율적인 생산체계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대신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목표와 무조건적인 수행만 요구하고 있다. 공급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동일수와 생산량만 늘리라는 지시는 설비의 과부하와 제품 품질 저하, 노동 강도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 경제 보도에서 반복되는 ‘현지 요해’와 ‘협의회’는 경제난의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 최고지도부의 지시를 현장에 전달하고 생산을 독촉하는 정치행사에 가깝다. 총리가 공장을 방문했다고 해서 부족한 전력과 원료, 부품과 설비가 저절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철도차량과 철강산업을 정상화하려 한다면 모호한 성과 선전부터 중단해야 한다. 생산량과 불량률, 설비 가동률, 노동자 임금과 안전사고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사 부문에 집중된 자원을 주민 생활과 산업 기반 복구에 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구체적인 수치도, 재원 마련 방안도, 책임 있는 일정도 없는 총리의 현장 방문은 북한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만성적인 자재난과 설비 노후화, 노동자 처우 악화 속에서도 생산목표 달성만 강요하는 북한식 계획경제의 고질적인 한계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