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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해방군 17년 복무·중공 당적 숨긴 중국인, 하와이 입국 중 체포

2026-07-30 21:34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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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비자 신청서에 군 경력·조직 소속 ‘없다’ 기재
- 휴대전화서 중령 전역증 발견.. 비자 사기 혐의로 재판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17년간 복무하고 중국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미국 비자 신청 과정에서 숨긴 중국 국적 남성이 하와이 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 수사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린판린(林凡林·Fanlin Lin·51)은 지난 7월 1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추가 심사 대상자로 분류됐다.

린은 중국 여권과 10년 만기 B-1/B-2 상용·관광 비자를 제시했지만, 신원조회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 정보가 확인되면서 조사를 받았다.

연방 형사고발장에 따르면 린은 2017년 6월 미국 비자를 신청하면서 자신의 직업을 베이징 모쩌국제문화발전유한공사 총경리로 기재했다. 이전에는 중국외문국 교육훈련센터 부주임으로 근무했으며 베이징체육대학교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자 신청서에서 군 복무 여부와 총기 등 전문훈련을 받은 사실, 전문·사회단체 등에 소속되거나 활동한 경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모두 “아니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 하와이 방문 목적을 ‘문화 교류’라고 설명했고, 2017년 6월 27일부터 2027년 6월까지 유효한 비자를 발급받았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해방군 전역증

미국 세관 당국은 공항 조사 과정에서 린의 휴대전화를 검사해 중국 인민해방군 전역증 사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전역증에는 린이 1994년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2011년까지 복무했으며, 전역 당시 계급이 중령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 근무지는 인민해방군 방화지휘공정학원으로 기록돼 있었다.

린은 조사 과정에서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학교에 다닌 사실과 군 복무 중 기초 사격훈련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또한 현재도 중국공산당 당원이며 지방 당조직에서 지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은 군사학교와 복무 경력을 비자 신청서에 적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당 정보가 비자 발급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의로 중요한 신원정보를 누락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진술이다.

린은 비자·허가서·기타 입국서류의 사기 및 부정사용 혐의 1건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법 18편 제1546조는 허위 진술이나 사기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비자를 고의로 사용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테러나 마약범죄를 조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위반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10년이다. 다만 린에 대한 유죄 여부와 실제 형량은 향후 재판을 통해 결정된다.

검찰 구금 요구했지만 조건부 보석 허가

연방검찰은 사건 초기 린의 군 경력과 중국공산당 내 지위 등을 거론하며 재판 전 구금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와이 연방 법원은 7월 10일 구금심사에서 검찰의 무보석 구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린에게 2만5천 달러의 보석을 허가했다. 린은 오아후섬에 머물면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자감독과 주거 제한을 받는 조건으로 석방된 것으로 보도됐다. 함께 입국했던 아내와 두 자녀는 중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린의 변호인은 그가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하와이에 왔으며 미국 정부나 사회에 위해를 가하려는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린이 인민해방군 공정학원에서 담당했던 업무는 체육교육이었고, 민감한 군사작전이나 첩보 업무와 관련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현재까지 린에게 적용된 혐의는 간첩죄가 아니라 비자 사기다. 중국공산당 당원이라는 사실이나 과거 인민해방군에서 복무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미국에서 첩보활동을 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의 핵심은 비자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군 복무와 조직 소속 정보를 고의로 허위 기재했는지 여부다.

되풀이되는 중국 군인 신분 은폐

미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이나 경력을 숨겼다가 비자 사기 혐의가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미국 검찰은 인민해방군 중위 예옌칭(葉延慶)이 2017년 교환학생 비자를 신청하면서 현역 군인 신분을 숨기고 보스턴대학교에 입학한 혐의로 기소했다.

미 수사당국은 예가 미국 체류 중에도 인민해방군 상관의 지시를 받아 미국 군사 관련 웹사이트를 조사하고 자료를 중국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예는 현재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FBI 수배명단에 올라 있다.

린 사건은 예옌칭 사건과 달리 현재까지 미국 내 첩보활동이나 외국정부 대리인 활동 혐의가 제기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당국이 외국 군대 복무 경력과 정치조직 내 지위를 비자 심사에서 중요한 정보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드러난다.

FBI “외국 스파이 113명 무력화”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보활동과 신분 위장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FBI는 최근 공개한 홍보 영상에서 외국 스파이 113명을 체포 또는 무력화했으며 방첩 관련 체포 건수가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6년 들어 중국 스파이 62명을 미국에서 퇴거시켰고, 사이버범죄 기소 건수는 77%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FBI가 발표한 ‘외국 스파이 113명’과 ‘중국 스파이 62명 퇴거’는 서로 다른 통계다. 따라서 113명 가운데 62명이 중국 출신이라거나 중국 관련자가 전체의 55%를 차지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FBI 영상 역시 각 수치의 구체적인 집계 기간과 사건별 명단, ‘스파이’와 ‘퇴거’의 법적 기준까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 상원, 중국공산당을 ‘범죄 조직’으로 표현

미국 상원은 6월 16일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주도한 상원 결의안 제444호를 구두표결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기만과 평화 훼손, 반인도적 범죄의 책임자로 규탄했으며, 전문에서 중국공산당을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범죄 조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상원의 정치적 입장을 나타내는 단순결의로 법률적 강제력은 없다. 중국공산당이 미국 형법상 범죄단체나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됐다는 의미도 아니며, 결의안만으로 중국공산당원의 비자가 자동 취소되거나 입국이 일률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이민·국적법 제212조(a)(3)(D)는 공산당이나 전체주의 정당의 당원 또는 연계 인사에 대한 입국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조문 자체는 주로 이민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하며 비자 종류와 가입 동기, 탈당 시점, 비자 면제 가능성 등에 따라 예외도 존재한다.

따라서 린 사건의 의미를 ‘중국공산당원은 모두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핵심은 군 복무, 무기훈련, 당적과 조직 내 직책처럼 심사에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비자를 취득했다면 여러 해가 지난 뒤라도 입국 과정에서 적발돼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이다.

린의 다음 법원 일정은 8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 검찰이 향후 추가 혐의를 제기할지, 아니면 사건이 비자 신청 당시의 허위 진술 문제로 한정될지는 후속 수사와 재판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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