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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해외 파병’ 미화 기념관 창작자들에게 무더기 훈장

2026-07-22 11:03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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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실상 감추고 충성·영웅주의 선전.. 예술까지 체제 정당화 도구로 동원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이른바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에 참여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창작단위와 예술가들에게 당·국가 표창을 무더기로 수여했다.

해외 군사작전의 구체적인 목적과 법적 근거, 병력 규모와 피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를 ‘영웅주의’와 ‘조국에 대한 충성’으로 포장하려는 선전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에서 공로를 세운 만수대창작사의 일군과 창작가들에게 조선로동당 총비서 표창장, 국기훈장, 로력훈장과 각종 예술가 칭호가 수여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해당 기념관을 “조선인민군의 필승불패의 전투적 기질과 위용”을 보여주는 “성스러운 전당”이라고 주장했다. 해외에서 벌어진 군사작전을 “무비의 영용성”과 “대중적 영웅주의”의 상징으로 규정하며, 이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기념관을 건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발표에는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 군인들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 누구의 명령과 어떠한 절차에 따라 해외로 파견됐는지, 작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외 군사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의 생명과 안전,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책임 문제는 철저히 가려진 채 추상적인 ‘충성’과 ‘위훈’만 강조되고 있다.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지도부의 업적과 체제의 위대성을 과시하기 위한 거대한 조형물만 들어서는 셈이다.

특히 이번 표창 수여는 북한에서 예술이 독립적인 창작 활동이 아니라 당의 정치적 목적을 구현하는 선전 수단임을 다시 보여준다. 수여식에서 주창일 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창작자들에게 당의 문예사상과 이론으로 무장하고 더 많은 ‘명작’을 창작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예술가들에게 인간과 전쟁의 진실을 탐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이 정한 해석에 맞춰 전쟁과 희생을 미화하라는 주문에 가깝다. 전쟁의 참상이나 병사들의 공포,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을 표현할 자유는 허용되지 않고 오직 영웅주의와 충성심만이 ‘명작’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정일훈장과 김정일 명의 시계 표창을 비롯해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 국기훈장 등 수십 건의 포상이 한꺼번에 수여된 것도 북한식 통치 구조의 특징을 드러낸다. 창작의 예술적 가치보다 최고지도자와 당의 지시를 얼마나 충실히 형상화했는지가 포상의 핵심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기념관 건설과 무더기 훈장은 해외 군사작전을 둘러싼 의문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감추기 위한 거대한 선전막에 가깝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병사들의 희생을 기리려 한다면 먼저 파병과 작전의 전모, 사상자 규모, 유가족 지원 실태부터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병사들의 죽음을 국가적 영광으로 포장하고, 예술가들에게 이를 기념비와 조각으로 미화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을 체제 선전의 재료로 소비하는 또 하나의 정치적 연출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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