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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제공 |
대만 국가안전국이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 제공 전용 웹사이트를 공식 개설했다.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이 중국 내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공개적 연락 창구를 마련하면서 양측의 정보전이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국가안전국은 15일 “중국 국민 연락 창구” 성격의 웹사이트를 설치하고, 중국 국민들이 정치·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국은 이 플랫폼이 대만의 《국가정보공작법》에 근거해 구축됐으며, 미국·영국·이스라엘 등 주요국 정보기관의 공개 접촉 방식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국은 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정치 통제 강화, 사회·민생 문제의 누적 등으로 중국 내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국민 가운데 일부가 대만 관련 기관에 자발적으로 접촉해 정보를 제공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안전한 공식 채널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은 단순한 민원 창구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 내부 정보 수집을 위한 공개 접촉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만 당국은 제보자가 중국 당국의 감시망에 노출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비중국산 기기 사용, VPN 활용, 익명 브라우징 모드 접속 등 보안 수칙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제공된 정보는 우선 기술적 선별 과정을 거친 뒤, 전문 인력이 진위와 가치 여부를 평가해 후속 연락 및 활용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최근 서방 정보기관들이 권위주의 국가 내부의 불만 세력이나 관료층을 대상으로 공개 접촉을 시도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 CIA도 중국어 홍보 영상을 통해 중국 체제에 불만을 가진 관료와 내부 관계자들에게 안전한 연락 방법을 안내하며 정보 제공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대만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대만 압박이 군사·외교 영역을 넘어 정보·심리전 영역으로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갖는다. 베이징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시위를 반복해 왔고, 대만 역시 로켓 실탄 훈련 등을 통해 방어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도 이미 자체적인 제보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사무판공실과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올해 초 민진당 정부와 이른바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단서를 제보받는 창구를 마련하고, 관련 정보를 이메일로 제공하도록 독려했다.
이는 중국 역시 대만 내부 여론과 정치 세력을 겨냥한 정보·심리전을 병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이번 조치가 양안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과거 양안의 정보전이 주로 비공개 첩보 활동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공개 웹사이트와 홍보 영상을 활용해 상대 사회 내부의 불만과 균열을 직접 겨냥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내부의 경제난과 정치 통제 강화가 장기화될수록, 대만은 이를 정보 수집의 기회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중국은 이를 ‘분리주의 세력의 침투 공작’으로 규정하며 대만에 대한 정치·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플랫폼 개설은 단순한 웹사이트 출범이 아니라, 양안 갈등이 군사력 경쟁을 넘어 정보전, 심리전, 여론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대만은 중국 내부의 균열을 외부 정보망으로 연결하려 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체제안보 위협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
양안의 대립은 이제 총성과 군함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제보, 익명 접촉망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