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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스파이 연계 의심 사이트 13곳 차압

2026-06-11 23:19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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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컨설팅·구직 제안으로 美 기밀 접근자 유인”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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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터넷 사이트 13곳을 전격 차압했다. 이들 사이트는 합법적인 컨설팅 회사처럼 꾸며졌지만, 실제로는 보안취급 인가를 가진 미국인과 전·현직 정부·군 관계자들을 유인해 민감한 정부 정보를 빼내려 한 창구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10일, 중국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세력이 운영한 13개 인터넷 도메인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들은 컨설팅 회사 또는 전문 분석기관처럼 위장해 미국인들에게 접근했고, 특히 기밀 또는 민감한 정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전·현직 보안취급 인가자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사이버 범죄 단속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의 해외 정보수집 방식이 얼마나 정교하고 은밀하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해킹과 기술 탈취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링크드인 등 구직 플랫폼, 가짜 채용 공고, 허위 컨설팅 계약, AI로 만든 이미지와 콘텐츠까지 동원해 사람 자체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D.C. 연방검사인 지닌 피로는 이번 차압 조치에 대해 “기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인들을 이용해 정보를 빼내려는 시도는 결국 폭로되고 무너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FBI 방첩·정보국 관계자들도 중국 정부 정보기관이 AI 생성 콘텐츠와 가짜 신분, 허위 기업 이미지를 활용해 전·현직 보안취급 인가자를 유인하거나 모집하고, 경우에 따라 압박하는 수법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 정보기관의 구직 플랫폼 악용을 경고한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이브 아이즈는 최근 중국 군사 정보기관이 링크드인 등 온라인 취업·전문직 네트워크를 통해 군 관계자, 정보기관 종사자, 정부 공무원, 연구자, 싱크탱크 관계자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인물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공동 경고했다.

수법은 치밀하다. 먼저 합법적인 해외 컨설팅 회사나 리서치 업체처럼 보이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소셜미디어와 구직 플랫폼에 분석가·자문위원·전문가 모집 공고를 올린다. 이후 대상자에게 비교적 가벼운 보고서 작성이나 인터뷰를 요청하며 금전 보상을 제안한다.

초기에는 공개 정보 수준의 질문을 던지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점차 비공개 정보, 내부 평가, 정책 동향, 군사·안보 관련 민감 정보로 질문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미국 당국은 일부 사례에서 보상이 암호화폐 등으로 제안됐고, 사이트 운영자들이 외국 정부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신뢰를 얻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이 같은 구조가 단순한 사기성 채용 사이트가 아니라, 국가 배후 정보수집 활동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중국 공산당의 정보전은 더 이상 외교관, 해커, 군사기밀 절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평범해 보이는 구직 제안, 컨설팅 의뢰, 온라인 네트워킹, 고액 자문료 제안이 모두 정보 포섭의 입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퇴직한 군인,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 방산업계 종사자, 정부 프로젝트 경험자들은 현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방심하기 쉽지만, 이들이 가진 경험과 인맥, 제도 이해는 외국 정보기관에 매우 높은 가치가 있다.

이번 미국의 13개 사이트 차압은 중국의 대미 정보활동을 겨냥한 공개 경고이자, 자유민주 진영 전체에 대한 경보음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방산, 반도체, 조선, 원전, 배터리, 사이버안보, 대북정보 분야에서 한국 인력과 기업은 이미 중국 정보기관의 주요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링크드인, 이메일, 학술교류, 컨설팅 제안, 해외 세미나 초청, 투자·자문 명목의 접근에 대해 국가 차원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중국은 이번 의혹을 부인하겠지만, 미국과 파이브 아이즈가 동시에 경고하고 법무부가 실제 도메인 차압에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제 정보전의 전장은 국경과 군사시설을 넘어 개인의 이메일함, 구직 플랫폼, 온라인 프로필, 화상회의 초대장 속으로 들어왔다.

자유민주국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이 같은 회색지대 침투에 더 이상 순진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기술보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을 노리는 정보전에는 사람을 지키는 방첩 교육, 제도적 경계, 국제 공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그 출발점이다. 한국도 뒤늦게 놀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정부·기업·학계·시민사회가 함께 대응 체계를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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